이 사건은 회사 동료에게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원고인 근로복지공단이 유족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사안으로, 회사 동료인 가해자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에 해당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심은 제1심의 판결 이유를 원용하였고, 제1심은 (i) 피고의 가해행위는 범죄행위로 업무관련성이 거의 없고, 그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으며, 그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점, (ii)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의 입법취지는 사업주에 대해서만 구상을 금지하고자 하는데 있는 점, (iii)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가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라고 하여 일률적으로 그 동료 근로자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가 아니라고 볼 논리적 필연성이나 현실적 필요성은 없는 점, (iv) 만일 일률적으로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가 있는 경우 그 동료 근로자가 제3자가 아니라고 보아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이 사건과 같이 업무와는 무관하게 고의의 범죄행위를 한 자 또는 그 상속인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되고, 근로복지공단과 보험료를 납부하는 보험가입자들이 고의의 범죄행위에 따른 경제적 책임을 분담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사회보험적 내지 책임보험적 성격에도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v) 이 사건 사고와 같이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가 업무와의 관련성이 거의 없고 그로 인한 결과가 극히 중대하며 가해행위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큰 경우에는, 그 동료 근로자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궁극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와 공평의 관념에 부합할 뿐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의 재정을 건전하게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가 더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점 등을 들어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상을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에 의하여 고용된 동료 근로자의 행위로 인하여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경우에 그 동료 근로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사람으로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정한 ‘제3자’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원심을 파기하여 환송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