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8도2720 판결)
이 사건은 플랜트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주(상위 수급인, 甲)로부터 시설공사를 하도급받은 사업주(직상 수급인, 乙)와 그 사업주로부터 위 시설공사를 재하도급받은 사업주(하수급인, 丙)가 있는 3자간 도급사업관계에서, 하수급인 丙이 시설공사의 생산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丙의 근로자들에 대해 임금을 체불하자 丙과 직상 수급인 乙, 상위 수급인 甲이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으로, 근로자들이 상위수급인인 甲에 대해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이러한 의사표시에 직상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참고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은 “제36조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심은 상위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에 직상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였습니다. 그 근거로 ① 임금 미지급에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은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임금 미지급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보다 최소 동일하거나 무겁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상위 수급인이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면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도 함께 소멸하는 점을 고려할 때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등으로 그와 합의한 근로자가 하수급인이나 직상수급인만 따로 처벌받기를 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상위 수급인이 근로자와 임금 지급에 관한 합의를 원만하게 이루고 근로자의 의사표시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경우에도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에 대하여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근로자의 의사표시가 명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점 등을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의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수긍하며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상위 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에 직상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과 관련하여 (i) 근로자가 임금을 직접 청구하거나 형사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한 대상이 누구인지, (ii) 상위 수급인과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 및 근로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게 된 경위, (iii) 근로자가 그러한 의사표시에서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는지, (iv) 상위 수급인의 변제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채무가 어느 정도 이행되었는지 등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