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부정청약한 사실이 적발되어 공급계약이 해제됐다면 시행사가 공급계약에 있는 위약금 조항에 대해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분양금액 10% 상당의 위약금을 공제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위약금 조항이 설명의무 대상이 되는지 여부와 실제로 시행사 측이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하급심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고 있었으나, 이에 대해 대법원이 처음으로 주택법 제65조 제1항 위반의 경우 위약금 조항이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1. 사건의 발단

2013년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A는 2018년 2월경 불법적인 알선조직에 자신의 주택청약저축통장,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북한이탈주민등록확인서 등을 양도하고도 이를 숨기고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아파트의 특별공급 입주자로 선정되었습니다. A는 2018년 3월 22일 위 알선조직과 함께 공급계약 체결 장소에 가서 피고 B신탁회사와 아파트 1세대를 공급받기로 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위 공급계약서에는 B신탁회사가 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로서 '공급받는 자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을 때'(제2조 제1항 제5호) 등이 규정되어 있고, 위 사유로 공급계약이 해제될 때는 공급대금 총액의 10%가 위약금으로 B신탁회사에 귀속된다(제3조 제1항)는 위약금 규정이 있었습니다.

A는 이후 주택법 제65조 제1항을 위반하여 부정청약한 사실이 적발되었고, B신탁회사는 2018년 11월경 주택법 위반을 이유로 A에게 공급계약 해제를 통지하였습니다. B신탁회사는 위 규정에 따라 위약금을 공제한 금액을 반환하였습니다. 원고는 A로부터 공급계약상 지위를 양수한 사람으로 B신탁회사를 상대로 공제된 위약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제1심 및 항소심의 판단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8. 선고 2019가합566814 판결)은 위약금 조항에 대하여 시행사인 B신탁회사의 설명의무가 없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1. 6. 16. 선고 2020나2046081 판결)은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은 약관상 중요한 내용으로서 B신탁회사가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부담하는 대상이며, B신탁회사가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위약금 공제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사업자의 약관 설명의무는 계약상대방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해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는 데 근거가 있다고 전제하였고,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사업자에게 설명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계약 일방 당사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를 대비해 대금 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 약정을 하는 것은 거래상 흔히 접할 수 있고, 위약금 귀속사유인 주택법 제65조 제1항 위반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정도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과 책임이 크므로, 이러한 위약금 조항은 시행사의 개별적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4. 시사점

그 동안 부정청약으로 인한 공급계약 해제시 위약금 조항의 설명의무에 관해 하급심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고 있었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써 일응 부정청약 사실이 적발되어 공급계약이 해제될 경우, 시행사는 위약금 조항에 대해 설명의무가 없고, 위약금을 공제한 금액만을 반환하면 된다는 법리가 확립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기의 사항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실 경우, 언제든지 연락하여 주시면 보다 상세하게 상담하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