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인F공사 前 대표 징역 1년 6개월(법정구속) 및 벌금 1억 원 선고-
1. 인천항만 갑문 노동자 추락사고 관련 도급인 F공사 대표B 실형선고 및 법정구속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2023. 6. 3. 인천항만 갑문 노동자 추락사망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도급인 F공사 전 대표B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하면서, 징역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였습니다.
이 사건 사고는 2020. 6. 3. 08:15경 인천 중구 L갑문에 있는 갑문 정기보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C주식회사 소속인 피해자 M이 갑문 상하부 가이드장치 분리작업을 위해 갑문 상부에서 윈치를 이용하여 18m아래 갑문 하부바닥으로 H빔(42.5kg), 유압잭, 공구 등을 내리는 작업을 내리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피해자 인근에 있던 윈치프레임(윈치를 거치하기 위해 철제 앵글로 제작된 틀)이 전도되면서 갑문 아래로 추락하자, 윈치프레임의 컨트롤러 및 H빔에 연결된 가이드 줄을 잡고 있던 피해자도 함께 18m 아래 갑문 바닥으로 추락하여 그 자리에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한 사고였습니다.
F공사는 항만시설의 신설, 개축, 유지, 보수 및 준설 등에 관한 공사의 시행 및 항만의 경비, 보안, 화물관리, 여객터미널 등 항만의 관리, 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사업주로,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이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도급인인 F공사 및 F공사의 대표 B, 수급인인 C社 및 E社를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현장소장 A를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B대표는 “F공사가 건설공사인 이 사건 공사를 피고인 C회사에 발주하기는 하였으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할 책임도 없고, 실제로도 시공을 주도하거나 공사를 총괄 관리하지 않았으므로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할 뿐이지,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안전조치’ 및 제39조의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한다거나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나아가 피고인 B가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고의도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공사가 ‘건설공사’에 해당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①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 F공사가 직접관리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점, ② 피고인 B는 F공사의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로, F공사는 사장의 역할을 “건설현장 안전관리 총괄”로 규정하고, “위험도가 높은 작업은 실시전에 공사감독자의 승인을 받고 작업하도록 한다”는 건설안전관리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공사는 항만공사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사업의 하나로, F공사는 모두 8개인 갑문을 매년 2개씩 정기적으로 보수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점, ④ F공사의 조직은 이러한 갑문 보수공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고 재해발생시 이를 처리할 부서인 사장 직속의 재난안전실, 건설본부 산하의 갑문관리실, 갑문설비팀, 갑문 운영팀을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는 점, ⑤ F공사는 갑문 유지 및 관리에 상당한 예산과 인원을 할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으로 이 사건 공사의 실질적 수급인인 피고인 C 주식회사의 인력이나 자산규모, 시설규모를 비교해보면 F공사가 C 회사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 지위에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F공사가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하는 지위’에 있고,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B대표에 대해서, ① 이 사건 작업 현장에서 갑문 추락단부 내지 맨홀 위 부분에 근로자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는 등 추락방지를 위한 설비 자체가 적절하게 설치되지 않은 점, ② F공사가 도급업체로 작업계획서 작성 및 근로자 안전교육 등 안전관리 책임이 있음에도 이에 소홀히 하였던 점, ③ B대표는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져 근로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의의
(1)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건설공사발주자 역시 산업안전법상 도급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 중에서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하는 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도급인에 해당하지 아니합니다. 여기서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합니다(법 제2조 제7호 및 제10호). 이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실제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자는 시공 관여를 최소화함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사안에서도 F공사는 건설공사를 발주하였지만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하여 시공사인 C사의 공사에 관여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법원은 실제로 공사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규범적 해석상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이 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F공사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 판결에 따르면 단순히 건설공사에 관여하지 않는 사실적 행위만으로 도급인의 책임에서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자인지를 먼저 규범적으로 판단한 이후에 그에 따라 건설공사의 안전관리를 주도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다음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F공사가 공사와 관련하여 전혀 안전관리를 하지 않은 점이 불리한 양형사유로 참작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한 발주자라는 이유만으로는 더 이상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2) 중대재해처벌법의 도입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의 양형도 강화되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는 산업재해 사건들의경우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유족과 합의가 된 경우 검사의 구약식(벌금형) 처분을 받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등 산업재해사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확산되었고, 이에 따라 사망사건의 경우에는 구공판되어 실형(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B대표는 관련 전과가 없고, F공사 사장으로 부임한지 불과 두 달 보름 정도가 경과한 시점에서 사고가 발생하였고, 수십년 간 공무원으로 일해오면서 성실한 사회인으로 살아오는 등의 유리한 양형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습니다.
법원은, ① B대표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②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자신의 주검마저 온전히 보전하지 못할 정도로 참혹하게 신체가 손상된 점, ③ 인천항만 갑문의 정기적 보수 업무를 그 핵심 업무의 하나로 삼고 있는 F공사가 그 인력, 재정 등에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열악한 피고인 C社, E社에 이 사건 공사에 따른 산업재해 발생의 위험을 외주화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 ④ B대표는 근로자의 사망의 책임을 모두 이른바 하청업체인 피고인 C社, E社에 떠넘기고 F공사에 책임이 없다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도 F공사에는 2016년과 2017년에 2건의 추락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점, ⑥ F공사는 사고발생 8일전 재해예방 전문지도기관으로부터 안전대 부착설비 미설치등으로 인한 추락사고 발생위험을 지적받았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 ⑦ B대표와 F공사가 피해자의 유족들을 위로하거나 피해자의 유족들을 합의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B대표에게 중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법원의 판단은, B대표에게 관련 전과가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기존의 산업재해 사건에 대한 처벌수위에 비해 상당히 가혹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산업재해 사망 사건에 대한 법원의 양형은 계속하여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건설공사발주자의 도급인으로서의 책임과 관련된 사전 법률 검토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위와 같이 실제로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상의도급인으로서의 책임을 지게 될 수 있고 또 이러한 경우 상당히 중한 양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건설공사를 발주하고자 하는 자로서는 사전에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이러한 법적 위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대비책을 수립하는 것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