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023. 8. 31. 은행 및 상호저축은행(이하 “은행 등”)의 총 1,391개 약관 중 129개 조항에 대하여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보아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3. 9. 7.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요청에 따라 은행 등에 대하여 해당 약관 조항의 변경을 권고하고 향후 약관심사업무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1. 은행 및 상호저축은행 약관에서 확인된 주요 불공정 조항 지적 사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불공정한 금융거래 약관 조항으로 지적한 129개 조항의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은행이 자의적으로 서비스를 중단·제한·변경할 우려가 있는 조항 ② 계약해지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정한 조항 ③ 개별통지를 생략하거나 개별통지 수단이 부적절한 조항 ④ 고객의 신용정보를 개별 동의 없이 제공하거나, 자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항 ⑤ 은행에 대한 부당한 면책 조항 ⑥ 고객의 이의제기권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조항 ⑦ 고객의 부작위에 대하여 의사표시를 의제하는 조항 ⑧ 은행에게 상계권(채무변제 충당권)을 포괄적으로 부여한 조항 |
① 은행이 자의적으로 서비스를 중단·제한·변경할 우려가 있는 조항
서비스의 이용을 중단, 제한 및 변경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사유가 추상적·포괄적이어서 고객이 예측하기 어렵거나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서는 아니되는데, (ⅰ) “기타 앱 등을 통하여 안내하는 사항을 위반한 경우” 등 계약 당시 고객이 예측할 수 없는 추상적·포괄적인 사유로 은행이 임의로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경우나 (ⅱ) 고객에게 시정기회나 이의제기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별도 통지 없이” 서비스를 중지할 수 있게 한 경우 등은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사업자가 이행하여야 할 급부를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 있게 하는 조항’(「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 제10조) 및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② 계약해지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정한 조항
“은행이 정한 해지사유에 해당할 때”, “본 약관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진 경우” 등 계약해지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정하여 은행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사업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부여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조항’(약관법 제9조 제2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③ 개별통지를 생략하거나 개별통지 수단이 부적절한 조항
고객의 권리 또는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하여야 하므로, (ⅰ) 모바일앱 또는 서비스 내 공지화면으로만 통지하는 것은 고객이 항상 확인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워 개별 통지 수단에 적합하지 않고, (ⅱ) 대출실행일에 실제 적용할 대출이자율의 개별 통지를 생략한 경우나 통지 내용의 중요도에 대한 고려 없이 모바일앱이나 공지 화면 게시로만 통지할 수 있도록 한 경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으로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④ 고객의 신용정보를 개별 동의 없이 제공하거나, 자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항
고객의 신용정보를 “관련 약관 등”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은 (ⅰ)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등 관련법률의 규정에 따라 금융기관이 개인신용정보를 수집,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는 때 사전에 별도로 고객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법상 의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ⅱ) 기업신용정보의 경우에도 활용 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아 광범위하게 활용할 우려가 있으므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⑤ 은행에 대한 부당한 면책 조항
“은행은 서비스의 변경, 중지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조항, “통지를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에 대하여 은행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의 경우 은행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책임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사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법률상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약관법 제7조 제1호)인 동시에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⑥ 고객의 이의제기권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조항
대출신청시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 대출승인을 취소하거나 대출을 회수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의 조항 등은 고객이 기재사항의 진위여부나 귀책사유에 대해 이의제기할 수 있는 일체의 기회를 차단하므로 ‘법률에 따른 고객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조항’ (약관법 제11조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⑦ 고객의 부작위에 대하여 의사표시를 의제하는 조항
의사표시 의제조항은 ‘일정한 작위 또는 부작위가 있을 경우 고객의 의사표시가 표명된 것으로 본다’는 뜻을 사전에 개별적으로 고지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으므로, “이 기간 내에 서면에 의한 이의가 은행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본다”와 같이 따로 개별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 없이 의사표시 의제를 규정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부작위가 있을 경우 고객의 의사표시가 표명된 것으로 보는 조항’(약관법 제12조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⑧ 은행에게 상계권(채무변제 충당권)을 포괄적으로 부여한 조항
고객의 예금을 은행에 대한 채무에 상계하는 등의 내용은 고객의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므로 약관에서 그 요건과 변제 대상 채무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정하여야 하는데, “기타 대체결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채무” 등으로 은행에게 채무변제 충당권을 포괄적으로 부여하는 경우에는 고객이 채무변제 충당권 적용범위를 예측할 수 없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으로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2. 금융회사 약관 심사 관리에 대한 주요 시사점
① 전 금융업권의 지속적인 약관 자체 심사 관리 필요성
금융위원회는 은행 등으로부터 약관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신고·보고를 받으면 이를 공정위원회에 통보하고, 공정위원회는 통보받은 약관을 심사하여 금융위원회에 시정요청 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 심사는 정기적으로 진행되므로, 현재 은행 및 상호저축은행은 금번 시정요청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약관의 내용에 대해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융·통신 분야의 경쟁촉진 방안」에 관한 대통령 보고의 후속 조치로서 금융기관에서 새롭게 제·개정되는 모든 금융거래 약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 오고 있고, 현재 여신전문금융회사 및 금융투자회사의 약관 총 2,305개에 대해서도 불공정 약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검토가 완료되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2023년 10월 중,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2023년 12월 중으로 금융감독당국에 해당 불공정 약관 조항의 시정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은행 및 상호저축은행 외의 금융회사의 경우에도 약관상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내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② 금융소비자와의 분쟁 및 불공정 약관의 무효
약관법은 (ⅰ)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ⅱ)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ⅲ)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조항으로 추정하여 해당 약관 조항을 무효로 하고 있으며(제6조),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 등의 면책조항(제7조),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제8조),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등의 계약 해제·해지에 관한 조항(제9조),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제10조), 고객의 권익보호와 관련하여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항변권 등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조항(제11조) 등을 무효로 정하고 있습니다.
금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요구의 대상이 된 약관 조항은 대부분 위와 같이 약관규제법에서 무효로 정하고 있는 유형의 불공정 약관으로서, 시정 요구의 대상이 되는 것과 별개로 금융소비자와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금융기관은 해당 약관 조항의 내용을 주장하지 못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에 금융회사는 약관의 제정 또는 개정 단계에서부터 약관 조항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여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하며, 이를 위한 금융회사 내부의 심사 절차를 강화하고, 외부 검증을 통해 문제될 소지가 있는 약관 내용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약관의 내용에 대한 사전 심사 및 지속적인 관리, 업데이트 등은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으로 금융회사 내부의 인력과 자원만으로는 효과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을 수 있고 반면에 약관의 관리 소홀은 단순한 행정제재를 넘어 대규모 금융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약관 정비 및 관리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