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법원은 NFT 아트가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Hermès)의 상표권을 침해하였음을 인정하고, 침해 금지 조치를 명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메이슨 로스차일드(Mason Rothschild, 본명 Sonny Estival)가 2021년 11월경 www.metabirkins.com이라는 웹사이트, SNS 계정 등을 개설하고 그 다음 달에 에르메스의 유명 핸드백인 버킨(birkin)백의 겉면을 모피 질감으로 표현한 메타버킨즈(metabirkins)라는 NFT 아트를 발행, 판매한 사안입니다.
에르메스는 2022년 1월에 로스차일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크게 상표 침해, 상표 희석(dilution), 사이버 스쿼팅(cyber-squatting)을 주장하였습니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2022년 2월경 소 각하를 구하는 로스차일드의 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따라 배심원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올해 3월경 배심원단은 로스차일드가 에르메스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고 133,000 미국 달러의 손해배상을 명하는 평결을 내렸습니다. 로스차일드는 배심원 재판에서 미국 수정 헌법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였으나, 배심원단은 로스차일드가 ‘의도적으로’ 메타버킨스 NFT나 그의 웹사이트가 에르메스의 “Birkin” 상표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혼동시켰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로스차일드는 계속하여 해당 NFT 판매 수익을 취득하였고 해당 웹사이트, NFT Marketplace 등에서 해당 NFT를 홍보하였습니다. 이에 에르메스는 법원에 침해 금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신청하였고, 법원은 그 중 일부를 인용하였는데, 이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 에르메스의 신청 | 법원의 판단 | |
|---|---|---|
| 1 | Birkin 표장 사용의 중지와 대중이 해당 NFT와 에르메스와의 연관성을 오인하게 하는 행위의 금지 | 인용(Birkin 표장 사용의 중지 및 오인 행위 금지): 에르메스에게는 금전만으로 보전될 수 없는 복구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중지 내지 금지는 형평에 어긋나지도 공익에 반하지도 않음 |
| 2 | 해당 도메인 이름과 관련 SNS 계정을 에르메스에게 이전할 것 | 일부 인용(해당 도메인 이름 이전 인용): 도메인 이름의 경우 cyber-squatting에 해당하므로 인용. 플랫폼에서의 메타버킨스 마크의 사용을 금지하였으므로 SNS 계정 이전 청구 자체는 기각. |
| 3 | 스마트 계약을 포함하여 로스차일드가 보유하고 있는 해당 NFT를 에르메스가 지정하는 가상화폐 지갑으로 이전할 것 | 기각: 상표권 위반행위를 전반적으로 금지하였으므로 재화의 폐기까지 명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최소한의 예술적 성격을 고려하면 헌법적 문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명령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 현명하므로 이를 기각함. (법원은 에르메스가 해당 NFT를 스마트 계약을 포함하여 에르메스에게 이전을 청구하는 것은 이를 폐기하기 위해서라고 보았고, 다시 위반행위가 있다면 법원 명령 위반을 문제 삼으면 된다고 보았음) |
| 4 | 해당 NFT로 인한 수익 금액을 에르메스에게 알리고 해당 수익을 에르메스에게 이전할 것 | 인용: 배심원이 판단한 바와 같이, 보류 문구(disclaimer)1를 두기는 하였으나, 로스차일드는 Birkin 표장에 대하여 대중이 갖는 양질의 이미지와 명성을 고의적으로 악용한 것임 |
그 외에도 법원은 에르메스의 (5) 해당 NFT를 구입한 자에게 침해 금지 명령의 내용을 통지할 것, (6) 침해 금지 명령을 준수할 것을 선언할 것, (7) 본 소송과 관련된 기록을 보존할 것이라는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습니다.
미국 법제와 우리나라 법제가 동일하지는 않으나, 이번 판결은 NFT에 있어서 법원이 어느 범위에서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 하나의 기준이 되는 판례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 그리고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유사 사안에서 SNS 계정의 이전이나 폐기, NFT의 이전이나 폐기(스마트 계약 포함) 등이 논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이키나 스타벅스와 같은 해외 대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NFT를 발행하고 있고, 기업이 아티스트와 NFT를 기반으로 한 협업을 진행하는 일도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NFT가 표현의 자유나 예술의 영역으로서 보호받을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유명 표장을 이용하는 경우 그 자유의 폭이 좁아지고 또한 그 상업적 의도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인 시선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NFT의 발생, 판매시에는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인터넷주소법 등 관련 법률 위반 여부를 사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겠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제3자가 자신의 표장을 무단으로 이용하여 NFT 발생, 판매하는 사례가 없는지 상시 모니터링하여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 배심원과 법원은 로스차일드가 관련 웹사이트에 “MetaBirkins are artworks by Mason Rothschild and are not affiliated with or endorsed or sponsored by Hermes.”라는 문구를 게재하였음에도 그러한 문구가 대중의 오인을 막는데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