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동향

최근 국제적으로 미·중간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국내 산업계에서도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 급증과 이에 대한 보호체계의 문제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산업기술 및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다 적발된 건수가 96건에 달하고, 지난해에만 무려 23건의 유출 사례가 적발되는 등, 국내 첨단기술에 대한 보호조치의 필요성도 이에 따라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23. 11. 30.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3차 전체회의에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기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의결하였습니다. 현재 개정안은 법사위로 이관되어 심의중에 있으며 동 법안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이 높아 국회 통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①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 ② 국가핵심기술 등 산업기술 관리 강화, ③ 국가핵심기술 수출 및 해외인수합병 심사 강화 등으로서, 산업기술보호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II.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에 따른 처벌을 강화하였습니다.

A. ‘국가핵심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았음에도 기술유출 행위를 한 자에 대한 벌금형 상한을, 15억원 이하에서 65억원 이하로 높이고, ‘산업기술’ 유출행위에 대해서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서 3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한을 높여 처벌을 강화하였습니다 (개정안 제36조제1항·제2항).

기존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이나 산업기술의 외국 사용을 ‘목적하고’ 기술유출행위를 하였을 경우 가중처벌하였으나, 개정안은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고’ 기술유출행위를 하였을 경우로 가중처벌의 요건을 완화하였습니다.

B. 산업기술 유출 및 침해행위의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① 산업기술 사용권한이 소멸되어 특수매체기록의 반환이나 산업기술 삭제를 요구받고도 이를 거부·회피하거나 사본을 보유하는 행위(개정안 제14조제3호), ② 계약 등에 따라 산업기술에 대한 접근권한이 있는 자가 산업기술을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등(개정안 제14조제4호), ③ 산업기술을 유출하거나 목적 외로 사용·공개하는 행위 등을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개정안 제14조제5호)를 새로이 규제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이로써 소위 ‘기술유출 브로커’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였고, 다양한 유형의 침해행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C. 고의적인 산업기술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상향하였습니다(개정안 제22조의2 제2항).

2. 국가핵심기술 등 산업기술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였습니다.

A.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대상기관으로 하여금 해당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정을 신청하도록 통지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개정안 제9조의2 신설).

B.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된 경우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은 관련 사항을 등록하도록 하였습니다(안 제9조의3 신설).

C. 위 통지에 따른 신청 및 등록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39조 제1호, 제2호).

D.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한 산업기술에 대한 침해신고가 있을 경우 관련 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7조 제3항).

이로써 개정안은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의 판정신청 및 등록 등의 의무와, 정부의 관련 기관 조사 권한을 강화하였습니다.

3. 국가핵심기술 수출 및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 해외인수합병의 요건을 강화하였습니다.

A.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려는 경우 ‘미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명확히 규정(개정안 제11조 제1항)하는 한편, 승인 대상 외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려는 경우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신고 및 수리가 이루어져야 함’을 명확히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1조 제5항). 이는 국가핵심기술 수출신고가 ‘수리를 요하는 신고’임을 명확히 하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B.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대상 기관이 해외인수합병 등을 진행하려는 경우, 외국인과 공동으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였습니다(개정안 제11조의2 제2항).

C. 미승인 또는 미신고 상태로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려고 하거나(개정안 제11조 제8항) 해외인수합병을 진행하려는 경우(개정안 제11조의2 제7항)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즉시 수출의 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일당 1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반복하여 부과할 수 있습니다(개정안 제11조의3).

요컨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정보수사기관에 대한 조사 의뢰 또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곧바로 국가핵심기술의 수출중지·수출금지·원상회복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III. 관련 부처 동향

산업통상자원부는 개정안의 상임위원회 의결에 따라 그 취지에 맞는 세부적인 제도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국가핵심기술의 판정, 등록을 위한 기준 마련, ②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조치 불이행시 부과될 수 있는 이행강제금·과태료 부과의 위한 세부기준 마련, ③ 기술침해 피해액 산정기준 마련 등입니다.

이에 더하여, 산업통상자원부는 개정안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통과시까지 ‘민관합동 기술안보포럼’ 등을 통하여 민간과의 소통을 지속하고,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강화하여 개정안의 미비점과 보완점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 2. 16. 서울 중구에서 무역·기술 안보 포럼을 열어 무역·기술안보 전략에 대하여 논의하였으며, 향후에도 산업기술보호 관련 각종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IV.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산업기술 유출 및 침해행위의 범위가 확대되고 처벌이 강화됨으로써 이와 관련한 법적 문제나 대응의 필요성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산업기술 사용권한 소멸 후의 산업기술 미삭제 행위, 계약 등에 따라 접근권한 있던 자의 침해행위, 산업기술침해행위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등은 기존 규제 범위에 속하지 않았던 것이므로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기술침해행위에 대한 대응 또는 기술침해주장에 대한 방어가 요구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가 손해액의 5배까지 가중됨으로써, 산업기술침해행위와 관련된 법적 대응의 중요성이 커졌다 할 것입니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통지에 따른 국가핵심기술 판정신청 및 국가핵심기술 등록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며, 국가핵심기술 수출시 ‘미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의 해외인수합병시 ‘외국인과 공동으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침해신고가 있을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실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신고 및 승인취득 의무가 확대되었고, 한국 기업과 합작 투자를 하려는 외국 기업들도 앞으로 한국 정부의 승인 심사를 받으며 자료제출, 의견 청취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승인 또는 미신고 상태의 국가핵심기술 수출 또는 해외인수합병으로 판단될 경우 즉각적인 수출중지, 수출금지, 원상회복 등 조치가 내려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 대한 의견 개진,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V. 결론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산업기술보호법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에 대한 관리체계도 강화될 것이므로 그와 관련된 법적 문제가 증가하고 문제 발생시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도 한층 커질 것입니다. 따라서 관련 기관, 특히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으로서는 이러한 개정안의 내용 및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확인하고 예상되는 법적 문제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