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새정부 출범 이후 여당 주도로 발의된 상법 개정안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이사는 직무 수행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경우 주주 간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M&A, 구조조정, 사업 분할 등의 상황에서 이사가 특정 주주에게만 유리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주주들이 충실의무 위반을 주장하면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대법원은 최근 주주대표소송에 있어 30일 제소요건 흠결의 치유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해당 대법원 판결이 주주대표소송 실무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주주대표소송 30일 제한 규정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변화

종전의 법원의 주류적 판례

상법 제403조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상장회사의 경우 1만분의 1 이상 6개월 계속 보유요건)을 보유한 주주는 회사에 대하여 이사의 책임 추궁을 위한 소제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회사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에만 해당 주주가 회사를 위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다만 상법 제403조 제4항은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30일의 제한 없이 즉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은 이를 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 완성, 이사의 도피나 재산 처분 등으로 책임추궁이 불가능해질 염려가 있는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원의 주류적 판결은 이러한 주주대표소송의 제소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해왔습니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사건에서 법원은 회사에 대한 제소청구 없이 대표소송이 먼저 제기된 경우 제소요건을 규정한 입법 취지와 목적이 몰각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사후에 회사에 제소청구를 하더라도 당초의 제소요건 하자는 치유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학설상으로는 제소요건을 회사에게 스스로 제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또 소송 이외에 대체적 분쟁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서 제소요건 하자의 치유를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와, 소송경제의 측면과 주주가 또 다시 소를 제기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하자의 치유를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립해왔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례의 입장

해당 사건은 원고가 회사에 제소청구를 하는 등 상법 제403조 소정의 제소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의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대표소송 진행 중에 회사가 원고의 거듭된 제소청구에 대하여 여러 차례 명시적인 거부의 의사표시를 한 사안입니다.  원심은 종전의 주류적 판례에 따라 소 각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위하여 회사의 권리를 행사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대표소송을 인정함으로써 회사의 이익보호를 도모하면서도, 주주의 대표소송이 회사가 가지는 권리에 바탕을 둔 것임을 고려하여 제소요건을 마련함으로써 주주에 의한 남소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라고 전제한 뒤, “상법 제403조 제1항, 제2항, 제3항에서 규정하는 주주의 대표소송이 제소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소가 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주주로부터 소의 제기를 청구 받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를 제기하지 않을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등 주주의 제소 청구에 응하지 않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러한 경우까지 그 주주대표소송이 부적법하다고 보는 것은 소송경제에 반하므로 그 하자가 치유된다”라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다216743 판결). 

 

3. 주주대표소송 실무상 주요 시사점

이번 대법원 판례는 주주대표소송 실무에 다음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째, 주주의 사후적 제소청구에 대한 회사의 대응방식이 제소요건 하자의 치유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로서는 주주들이 먼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고 나중에 제소청구를 하는 경우 종전에는 일단 이에 대해 특별히 대응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것도 가능하였으나, 앞으로는 제소청구 사유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자체적으로 소를 제기할지 아니면 청구 근거가 없다고 보아 거부할지, 거부하는 경우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여전히 제소청구 및 30일 제한 규정의 기본 원칙은 유지되므로, 예외적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절차 준수가 필요합니다.  이번 판결은 ① 주주의 반복된 제소 청구, ② 회사의 반복적 거부, ③ 제소 거부가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경우 등의 개별 사실관계를 고려하여 제소요건 하자의 치유를 인정한 사례이므로, 이러한 개별적 사실관계에 따른 면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셋째, 마지막으로 사후적 제소청구가 당초의 제소요건 하자를 치유하지 못하여 소가 각하되더라도 주주들로서는 사후적 제소청구에 기하여 다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주들이 사후적으로 제소청구를 해오는 경우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점까지 충분히 고려하여 보다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마치며

2025년은 한국 기업 지배구조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공포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사의 충실의무의 대상이 주주에게까지 확대됨으로 인해 앞으로 주주대표소송의 활용도가 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점에서 대법원이 주주대표소송 제소요건 하자의 치유에 관하여 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한 판결을 선고한 것은 그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상법 개정안의 시행 과정 및 이사의 충실의무 관련 법원 판례의 경향을 주시하면서 주주들간에 이해관계가 상충할 소지가 있는 사안의 경우에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보다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정관·이사회 규정의 사전 점검, 감사위원 선출 방식의 재설계, 집중투표제 도입에 따른 리스크 분석,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설계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축적된 실무 경험과 우수한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법무법인(유) 세종의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는 개정안의 입법 취지와 실무상 쟁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기업이 변화의 골든타임 안에 실질적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자문을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