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종 해외 IP 분쟁팀은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특허무효심사청구(IPR)에 대한 재량적 기각 정책의 변화에 대해 소개한 바 있으며(기존 뉴스레터 링크: https://www.shinkim.com/kor/media/newsletter/2836), 이에 따라 코크 스튜어트 청장 대행이 도입한 이원화된 심사 절차(재량적 기각을 본안보다 먼저 검토) 및 별도의 서면 제출 절차는 발표된 그대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한편 이러한 정책 변화 이후 실제로 다수의 재량적 기각 결정이 내려졌는데 그 중 상당수는 이미 “settled expectations” (이하 ‘기득권적 기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기각 사유로 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적 기대’는 스튜어트 청장 대행의 2025년 3월 26일 내부지침 (“Interim Process for PTAB Workload Management”, 이하 “스튜어트 메모”)에 여러 재량적 기각의 고려사항 중 하나로 간단히 언급되어 있었는데, 이들 기각 사례에서는 ‘기득권적 기대’의 개념이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예상 밖의 전개로 인해, 당초 비교적 균형 잡힌 것으로 평가되었던 제도 개선이 특허권자에게 상당히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7년 이상 존속한 특허의 경우가 그러한데, 이는 특허무효심사청구 제도로부터 더욱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되어 사실상 법령에 없는 새로운 시효가 만들어진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항에서는 이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 예상 밖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기득권적 기대’

스튜어트 메모 이후 약 3개월 간의 통계를 보면, 총 91건의 IPR 청구가 청장 대행의 권한으로 재량적 기각이 되었으며, 이 중 무려 41건(약 45%)이 기득권적 기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1) 스튜어트 메모에서 재량적 기각 여부 판단에 있어서 고려 요소 중 하나로 언급된 기득권적 기대가 실제로는 핵심적인 기각 사유로 작용하고 있으며, 2) 재량적 기각의 빈도가 이전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2025년 6월 18일, Dabico Airport Solutions Inc. v. AXA Power ApS (IPR2025-00408) 사건에서의 재량적 기각 신청에 대해, 스튜어트 청장 대행은 기득권적 기대 개념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기대가 언제 형성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선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특허가 오래 존속될수록 기득권적 기대는 더 강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특허침해가 인정되어도 소 제기일로부터 6년이 넘은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못합니다(35 U.S.C. § 286).  스튜어트 청장 대행은 이 조항과 대비시켜 약 8년 동안 존속한 특허에 대해 그 동안 무효심사 청구가 없었다면 특허권자는 이 특허의 유효성에 대해 기득권적 기대가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무효심사 청구를 재량적으로 기각하였습니다. 또한 특허는 출원 후 18개월이 경과되면 일반에 공개되기 때문에 잠재적인 피고에 대한 직접적인 고지 여부가 특허권자의 기득권적 기대의 형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새로운 해석도 제시하였습니다.

다만 스튜어트 청장 대행은 기득권적 기대의 형성 기간에 대해 명확한 기준선이 없다고는 하였으나, 현재까지는 존속기간이 6년 이하인 특허에 대해서는 기득권적 기대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일관되게 내리고 있습니다.1 예컨대, Cambridge Industries USA, Inc. v. Applied Optoelectronics, Inc., (IPR2025-00433 및 -00435) 사건에서 존속기간이 7년 내지 9년을 경과한 특허 2건에 대해서는 재량적으로 심사를 기각한 반면, 존속기간이 5년 내지 6년인 특허 3건에 대해서는 재량적 기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II. 기존 해석과의 차이점

스튜어트 청장 대행이 제시하는 기득권적 기대에 대한 해석은, 전례가 없는 새로운 법리로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판관이 아닌 청장 대행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법리를 적용하고 재량적 기각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제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General Plastic Industrial Co., Ltd. v. Canon Kabushiki Kaisha 사건(IPR2016-01357)과 Valve Corporation v. Electronic Scripting Products, Inc. 사건(IPR2019-0064)에서는, 동일한 무효심사 신청인이 같은 특허권자와 같은 특허 청구항을 대상으로 조금씩 다른 선행기술 조합을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무효심사를 청구한 경우, 후속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스튜어트 청장 대행이 해석·적용하는 기득권적 기대 기준은, 기존의 이러한 중복 신청 방지 목적과는 달리 특허의 존속기간 그 자체를 핵심적인 판단 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무효심사 청구를 반복적으로 제기한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제기한 경우에도, 특허가 7년 이상 존속하였다면 기각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무효심사청구는 특허권자가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이후에 비로소 청구할지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이므로,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기득권적 기대 이론을 염두에 두고 침해소송 제기 시점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III. 시사점

앞서 살펴본 통계에서 확인되듯이, 특허의 존속 기간이 7년에 가까워질수록 IPR을 통해 특허를 무효화시키기는 사실상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즉, 특허무효심사 청구라는 강력한 대응수단을 사용해 보기도 전에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이라면 사업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경쟁사의 미국 특허를 사전에 더 정밀하게 분석함2과 아울러 기득권적 기대가 형성되기 전에 빠르게 무효심사 청구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미국에 이미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기득권적 기대와 관련한 현재의 유리한 제도 운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법무법인(유) 세종 해외 IP 분쟁팀은 미국 특허소송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미국 변호사들로 구성이 되어있고, 해외 특허소송과 관련한 최신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 지속적이고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재량적 기각에 관한 본 뉴스레터를 비롯하여 해외 특허소송과 관련하여 보다 전문적인 내용이나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 기득권적 기대를 이유로 재량적 기각을 한 41건 모두 7년 이상 존속한 특허였으며, 반대로 기득권적 기대를 특허권자가 주장했음에도 재량적 기각을 하지 않은 10건 중 9건은 모두 7년 미만 존속된 특허였습니다. 다만, 1건의 경우(Eunsung v. HydraFacial, IPR2025-00445) 예외적으로 8년 이상 존속된 특허였는데, 이 건의 특허는 특허심사 당시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 다만, 미국 특허를 사전에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분석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향후 소송이 제기되면 디스커버리 제도로 발견될 수 있고, 자칫 고의침해(willful infringement)를 입증할 때 사용될 리스크가 있으므로 변호사-의뢰인 특권 (attorney-client privilege)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대리인의 자문을 통해 진행하는 것을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