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5. 9. 15.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대책에서는 산업안전에 관하여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체감될 변화는 관련 법령의 개편일 것입니다.  종합대책에는 총 12개 법령의 제·개정 계획이 포함되었는데, 산업안전보건법이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주요 개정 예정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가 적용되는 사업장 및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 확대

첫째, 종합대책은 현행법상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부여되어 있는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를 업종별 위험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소규모 사업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인건비 지원, 현장 경험 인력을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자 양성 교육 제도의 지속 운영 등 보완책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둘째,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 및 그에 대한 지원이 확대됩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으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7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가 현행 14개 직종에서 추가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야간·택배 작업 등 고위험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건강진단 도입도 추진될 전망입니다.  현행법상 사업주의 건강진단의무는 근로자에 대해서만 인정되므로(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제135조), 그동안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건강진단은 고용노동부의 지원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종합대책이 실현된다면, 사업주는 일부 고위험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도 근로자와 동일하게 건강진단 의무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도급관계에서의 하청근로자 보호 강화 

이번 종합대책에서는 안전 주체인 사용자의 책무 확립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였는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사항은 도급계약 당사자들의 책임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째, 현행법(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 제1항)상 건설공사발주자에게만 부과되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가 원청(시공사)에게도 부여됩니다.  지금까지 원청은 도급금액 또는 사업비에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계상할 의무가 없어, 발주자로부터 받은 관리비를 하도급인들에게 분배하는 역할을 담당할 뿐이었으나, 이제부터는 직접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계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된 것입니다.  정부는 나아가,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단계적 인상 및 적용 직종 다양화에 대한 검토도 예고하였습니다.

둘째, 수급인은 도급인에게 폭염 등 기상재해를 이유로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게 됩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1항은 불가항력으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 사유를 “태풍·홍수 등 악천후, 전쟁 또는 사변, 지진, 화재, 전염병, 폭동, 그 밖에 계약 당사자의 통제범위를 초월하는 사태의 발생 등”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폭염과 같은 기상재해가 여기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다소 모호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0조 제2, 3항 등을 신설함으로써 폭염작업 근로자를 위한 예방조치를 구체화한 바 있는데, 종합대책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폭염을 공사기간 연장 사유로 명시할 것을 예고한 것입니다. 

셋째, 도급인의 적격 수급인 선정 의무가 한층 구체화될 전망입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적격 수급인 선정 의무에 관하여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규정만 두고 있을 뿐이고, 이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는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종합대책은 적격 수급인 선정 의무의 내용과 절차를 법제화하고, 위반 시 실질적인 제재를 부과하되, 도급인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적격 수급인 선정 가이드라인을 개정·보완할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넷째, 시공사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책임 구조가, 발주자·설계자·감리자 등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향후 재해사고의 책임 소재가 계획·설계·감리 단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산업안전 관련 정보공개 확대 및 근로자 참여 강화  

첫째, 산업안전에 관한 정보 공개 범위가 확대되고, 위험성평가 과정이 근로자에게 더욱 개방될 예정입니다.

우선, 산업재해 발생 시 재해조사보고서의 작성 및 공개 의무가 신설될 전망입니다.  현행법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재해 원인을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그 결과를 별도의 보고서로 작성·공개할 의무는 명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원인조사 의견서’가 수사에 활용되어 왔는데, 종합대책은 이와 유사한 성격의 보고서 작성 및 공개의무를 명문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미 동일 내용의 입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심사 중인 만큼, 실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법령 및 심사 중인 개정안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현행법 개정안

산업안전보건법

제56조(중대재해 원인조사 등)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원인 규명 또는 산업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위하여 그 발생 원인을 조사할 수 있다.
②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사업주에게 안전보건개선계획의 수립ㆍ시행,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③ 누구든지 중대재해 발생 현장을 훼손하거나 제1항에 따른 고용노동부장관의 원인조사를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
④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원인조사의 내용 및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71조(중대재해 원인조사의 내용 등) 법 제56조제1항에 따라 중대재해 원인조사를 하는 때에는 현장을 방문하여 조사해야 하며 재해조사에 필요한 안전보건 관련 서류 및 목격자의 진술 등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경우 중대재해 발생의 원인이 사업주의 법 위반에 기인한 것인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6조의2(중대재해 원인조사 등의 공개)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동종ㆍ유사 재해의 예방을 위하여 제56조제1항에 따라 조사한 중대재해의 발생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해당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공개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공개하여야 하는 중대재해 발생 원인과 대책, 공개방식 등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안전보건공시제도의 도입도 예고되었습니다.  이는 개별 재해사고의 원인 등을 기록하는 재해조사보고서와 달리, 각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안전보건투자의 규모, 재해현황 및 재발방지대책 등 안전보건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공시하는 제도입니다. 정부는 안전보건공시제도를 500인 이상의 사업장에 우선 적용한 뒤,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가 도입되고 위험성평가 미실시에 대한 제재조항이 신설될 예정입니다.  현행 법령상 근로자를 반드시 위험성평가에 참여시켜야 하는 경우는 5가지 유형으로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제2항,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제6조) 위험성평가 미실시 자체에 대한 처벌조항도 존재하지 아니하여 그 실효성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근로자대표를 반드시 위험성평가 전 과정에 참여시키고 위험성평가 결과도 근로자들과 공유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위험성 평가를 누락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하는 조항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둘째, 하청근로자의 산업안전보건 관련 위원회나 협의체에 대한 참여 기회가 확대되고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내지 시정조치권이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주요 변화로는, 기존에 개별 사업장 노사만으로 구성되었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를 원·하청이 공동으로 구성하도록 의무화하고, 건설업의 원·하청 안전·보건협의체 구성·운영 의무 기준을 현행 공사금액 120억 원 이상에서 5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있습니다(산업안전보건법 제75조, 시행령 제63조).  이는 그 자체로 하청 근로자들이 안전·보건 관련 의견을 공식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창구가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및 안전보건협의체의 논의·심의·의결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를 구성하므로(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시행령 제7호), 위원회 및 협의체 미비는 중대재해 발생 시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으로 귀결될 위험이 존재합니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의 실효성 강화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현행법(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시행령 제32조)은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의 위촉, 업무범위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위촉 자체가 의무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사업주가 감독관의 업무를 보장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에 종합대책은 노동자대표의 추천이 있을 경우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 의무화, 권한 확대를 예고하였습니다.  구체적인 개정안이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 및 특별감독 참여 의무화”, “작업중지·시정조치 요구권 부여” 등의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보아, 제재규정이 신설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셋째,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직접 작업중지 또는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게 되고, 작업중지권 행사 요건도 완화됩니다.  현행법(산업안전보건법 제52조 제1항)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인정하는데, 그 요건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의 우려가 있는 경우”로 확대하고, 이를 사업주에게 직접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업중지권을 보장하지 않거나 정당한 작업중지권 행사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사업주에 대하여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4. 제재 수단 및 조사·수사 강화

첫째,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이 신설될 예정입니다.  현행법은 안전관리전문기관 등에 대한 과징금 처분, 도급금지 등 의무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 규정을 두고 있을 뿐, 재해사고에 대한 과징금 규정은 부재했습니다.  그러나 종합대책이 실현되면 연간 3명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는 형사처벌과 함께 제재적 성격의 과징금까지 부과받게 됩니다.  종합대책은 사망자 수 및 사고 발생 횟수에 따른 차등 부과 방식과 과징금 심사위원회 설치 등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둘째, 건설사의 경우 영업정지 대상이 대폭 확대되고, 재발할 경우 인허가 취소까지 가능해집니다.

현행 법령상으로는 고용노동부장관은 2명 이상이 동시에 사망한 경우에만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영업정지 요청을 할 수 있으나(산업안전보건법 제159조 제1항 제1호, 시행령 제110조 제1호), 앞으로 건설사의 경우에는 “연간 다수 사망” 요건을 추가하여, 동시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연간 누적 사망자 수가 일정 기준에 이르면 영업정지 요청이 가능해집니다.

사고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반복될 경우, 즉 최근 3년간 두 차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음에도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등록말소 요청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될 전망입니다.   

셋째,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권한이 확대됩니다.  현행법상 고용노동부장관의 작업중지 명령은 사전에 시정조치 명령을 내린 후,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만 내릴 수 있습니다(산업안전보건법 제53조 제1, 3항).  하지만 앞으로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별도의 시정조치 명령 없이 즉시 작업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면, 이에 대한 해제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해당 작업 근로자의 의견 청취와 작업중지해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사업장에서는 해제신청서 서식 및 절차를 사전에 준비하고, 상시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을 지정하여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외, 종합대책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노사정 및 전문가를 포함한 15인 내외로 구성된 “안전한 일터 특별위원회(가칭)”의 설치·운영에 관한 근거규정, 산재 발생 위험 등을 적발·신고할 경우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신설할 것이라 예고하였습니다.

이번 종합대책에 포함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사항은 사업주의 의무 범위를 확장하고, 제재수단을 다양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산업안전감독관 증원 등 종합대책이 제시한 다른 과제들과 연계하여 산업현장의 대규모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정부가 연내 입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각 사업장은 신속히 개정 내용을 파악하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강구하여야 불측의 분쟁이나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문의가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