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임금”이 문제인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제8조 제1항). 퇴직금 제도 대신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제도를 채택하는 사업장에서도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고 있으므로(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5조), 급여 수준이 동일하다. 여기서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한편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제도를 채택하는 사업장에서는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납입하도록 하고 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0조 제1항).  즉 평균임금이 3개월 동안의 임금을 평균한 것이라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서는 1년 동안의 임금을 평균하여 부담금을 납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의 범위에 따라 근로자가 지급받는 퇴직금이 달라질 수 있다.  퇴직금 제도와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현실적으로 퇴직한 후에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으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매년 부담금 납입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퇴직근로자 뿐만 아니라 재직근로자 역시 “임금”과 관련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 외에 “임금”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상 휴업수당(근로기준법 제46조), 연차휴가수당(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등도 문제가 된다.

 

2. 그렇다면 “임금”이란 무엇인가

근로기준법은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의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5호).  판례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代償)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1999. 5. 12. 선고 97다501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즉 판례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①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 중 ②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③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것을 말한다. 

판례는 대부분의 복리후생적 성격의 금품에 대해서 근로의 대가로 인정하면서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포함시켜 왔다.  그러다 2019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로 복지포인트는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하였다(대법원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판결).  해당 판결에서 대법원은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3. 경영성과급에 관한 대법원 판결은 어떤 내용인가 

한편 대법원은 2018년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에 대하여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6157 판결).  해당 판결에서 대법원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라 그 지급 여부나 지급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 경영평가성과급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임금과 관련하여 “계속적이고 정기적인 지급”이라는 요건을 완화하였다.  이와 같은 판결에 따라 사기업의 경영성과급 역시 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대두되었고, 실제로 하급심 법원에서는 동일한 기업의 경영성과급에 대해 결론을 달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대법원은 2026. 1. 29. 서울보증보험과 삼성전자 경영성과급에 관하여, 그리고 2. 12.에 SK하이닉스와 한국유리공업 경영성과급에 관하여 판결을 하였다.  위 4건의 판결에 적용된 법리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우선 대법원은 경영성과(영업이익)을 배분하는 성격의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 판결(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1다219994 판결)을 살펴보면, 대법원은 “이익분배금 등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 또는 EVA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을 재원으로 하는데, 영업이익 또는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뿐만 아니라 피고의 자본 및 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하면서, “그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지급기준 등이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상, 이를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삼성전자의 목표인센티브의 경우,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상여기초금액은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확정된 산식(월 기준급의 120%)에 의하여 설정된다.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가변적 금원이 아니라 그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다.”라고 하면서, 근로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이를 비교해 볼 때, 대법원은 경영 성과에 따라 재원이 결정되는 구조의 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반면,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지급이 어느 정도 확정되어 있는 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대법원은 지급의무와 관련하여 취업규칙 등에 지급기준 등이 기재되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기준 및 규정에서 지급근거, 지급대상, 지급조건 등 지급기준이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그 지급기준에 따라 매년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었다.”고 판시하며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법원이 보는 취업규칙은 그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이다.  즉 명칭을 불문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인센티브에 대한 기준을 규정한 것이라면 모두 취업규칙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반면 서울보증보험 판결(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에서는 매년 노사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지급기준을 정했다는 이유로 사용자의 지급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매년 지급기준이 변경되어 왔기 때문에 사실상 특별성과급이 장기간 지급되어 왔다는 것(해당 사안에서는 14년간 지급되어 왔다)만으로는 노동관행이 형성되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사용자가 임금을 장기간 지급해 온 경우 관련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노동관행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사실상 번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 대법원 판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대법원 판결로 인해 적어도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 및 총 지급금액이 달라지는 성과급 또는 매년 노사합의로 지급 여부 및 지급 기준을 정하는 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반면 회사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매년 지급되어 온 성과급은 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 및 지급액수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임금에 해당하며, 성과급의 지급 기준이 온전히 개인의 실적이 아닌 회사나 소속 부서의 실적에 따른 것(이른바 “집단적 성과급”)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에 해당한다는 것 역시 명확해졌다.

따라서 각 기업에서는 성과급에 대한 법적 검토를 거쳐 승소 가능성 등을 판단해 보고, 그에 따른 대응을 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승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법적 대응을 하거나 근로자들을 설득하여 소송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패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미 소송이나 진정을 제기한 근로자들과 합의하고, 현행 제도를 고쳐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었던 성과급을 임금이 아닌 성과급으로 변경하는 것은 대부분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으로 판단되므로, 이 경우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즉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회의를 통한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한편 새로 성과급 제도를 설계할 경우에는 경영성과의 일부분을 배분하는 형식의 성과급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성과의 일부분을 성과급의 재원으로 사후적으로 결정하고, 경영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등 경영성과와 연동된 성과급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성과급의 기준을 미리 마련해 놓고 이를 적용하는 것보다, 매년 노동조합과의 합의 또는 노사협의회에서의 협의를 거쳐 성과급의 지급 여부, 규모, 기준 등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대법원이 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한 복지포인트 제도나 근로복지기본법상 우리사주 제도, 사내근로복지기금 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또한 스톡옵션이나 양도제한부조건주식(RSU) 제도와 같은 주식보상 제도를 활용하는 것 역시 임금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낮추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본고는 월간 노동법률 2026년 2월호 기고문을 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