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과징금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2026년 3월 10일~3월 30일)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i) 모든 위반 유형의 과징금 부과기준율 하한 상향(특히 담합의 경우 하한이 0.5%에서 10%로 대폭 상향됨), (ii) 반복 위반 가중 강화 및 사후적 감경 요소 축소·삭제, (iii) 중대성 판단 기준의 정성적·규범적 요소 강화에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수준이 기존에 비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정위는 지난 2025년 12월 30일 불공정거래 억지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과징금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과징금 부과한도를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지난 뉴스레터 참조 2026년 공정위 과징금, 심의절차 관련 제도개선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그런데 금번 행정예고안은 부과한도의 상향뿐만 아니라 부과기준율의 하한을 대폭 높이고, 공정위가 가진 재량의 폭도 대폭 축소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국회에도 과징금 제도 개편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김남근 의원안 등)이 발의되어 있어 앞으로 행정은 물론 입법 차원에서도 과징금의 체계 개편을 통해 제재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제도가 갖는 억지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 발생되지 않도록 사전에 컴플라이언스 점검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아래에서는 금번 행정예고안의 주요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과징금고시 개정안 주요 내용
[과징금 부과기준 하한 및 상한 모두 상향]
(i) 부당한 공동행위 관련 과징금 부과기준율의 하한 및 상한 대폭 상향 및 재량 폭 축소
현행 과징금고시에 비하여 각 위반행위의 중대성 별 부과기준율의 하한 및 상한이 대폭 상향되고 또한 각 구간별 부과기준율 범위가 대폭 축소되어 그 만큼 공정위의 재량 폭도 줄어듬에 따라 앞으로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의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표-1.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부과기준율 비교표>
| 부당한 공동행위 | 현행 | 개정안 |
|---|---|---|
| 매우 중대한 경우 | 10.5% ~ 20.0% | 18.0% ~ 20.0% |
| 중대한 경우 | 3.0% ~ 10.5% | 15.0% ~ 18.0% |
| 중대성이 약한 경우 | 0.5 ~ 3.0% | 10.0% ~ 15.0% |
출처: 과징금고시 개정안
(ii) 부당지원, 사익편취 관련 과징금 부과기준율의 하한 및 상한 대폭 상향
가령 10억 원의 부당한 자금지원이 있었다면, 이러한 행위에 대해 최대 30억 원(300%)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표-2. 부당지원·사익편취행위 부과기준율 비교표>
| 부당지원·사익편취행위 | 현행 | 개정안 |
|---|---|---|
| 매우 중대한 경우 | 120% ~ 160% | 250% ~ 300% |
| 중대한 경우 | 50% ~ 75% | 200% ~ 250% |
| 중대성이 약한 경우 | 20% | 100% ~ 200% |
출처: 과징금고시 개정안
(iii) 반복 위반 시 적용되는 가중치 상한 상향(최대 100%)
5년간 1회 이상 법 위반 조치(경고 이상)를 받은 경우, 과징금 산정기준의 최대 50%가 가중되며, 4회 이상 법 위반 조치 시에는 최대 100%가 가중됩니다. 특히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의 경우에는 과거 10년 동안에 단 1회라도 과징금 납부 명령 조치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는 과징금이 100%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iv) 사후적 감경 요소 삭제 및 감경 비율 축소
아울러 조사 및 심의 단계에서 협조한 경우 감경받을 수 있는 비율을 총 20% → 총 10%로 축소하고,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최대 30% → 10%로 축소하였으며, 가벼운 과실에 의한 감경 규정은 삭제하였습니다.
결국, 이번 과징금 제도 개선의 핵심은 기본 부과율은 높이고 감경 비율 및 요소는 줄이면서 아울러 공정위의 재량의 폭까지 대폭 축소함으로써 실제로 부과되는 과징금 수준이 크게 높아지도록 하는데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대성 평가 기준의 정성적·규범적 요소의 강화]
(i) 경제력집중 억제규정: '고의성' 항변에서 '법 목적 훼손' 평가로 재편
기존에는 ‘고의’ 또는 ‘위법성 인식’과 같은 행위자의 주관적 요소가 위반행위의 중대성 평가에서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정비하여, 행위의 의도·목적, 행위에 이른 경위, 경제력 집중 효과 등 행위의 구조와 시장경제질서에 미친 효과에 대한 평가 요소를 보다 명확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표-3. 경제력집중 억제규정 위반행위 세부평가 기준 비교표>
| 경제력집중 억제규정 위반행위 내용 |
현행 | 개정안 |
|---|---|---|
| 상(3점) | 사전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또는 교육 등을 통해 충분히 당해 규정이 숙지된 상태에서 위반행위를 한 경우 | 행위의 의도·목적, 당해 행위에 이른 경위, 경제력 집중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경제력집중 방지를 위한 법의 목적 근간이 현저히 훼손된 경우 |
| 중(2점) | 부득이한 사유로 위반 행위를 한 경우 | 상동 |
| 하(1점) | 중(2점)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사전에 법 위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부득이한 사유로 법위반이 발생한 경우 | 상(3점) 또는 중(2점)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
출처: 과징금고시 개정안
공정위는 행위자의 내심을 입증하는 방식보다는 행위 자체가 경쟁질서에 미칠 수 있는 위험성과 규범적 비난 가능성을 중심으로 ‘중대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정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 단순 실수나 규정 미숙지를 이유로 과징금을 감경받기가 어렵게 되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ii) 부당한 지원행위: 조직적 관여 요건 완화와 특수관계의 중요성 증대
부당지원행위 관련 중대성 판단의 세부평가기준 또한 실질적으로 강화되었습니다. 기존의 '기업집단 전체 차원의 조직적 관여' 요건이 → ‘지원 의도의 명확성’과 ‘지원객체의 특수관계인 여부’로 구체화되었습니다.
<표-4. 부당한 지원행위 세부평가 기준 비교표>
| 부당한 지원행위 지원의도 | 현행 | 개정안 |
|---|---|---|
| 상(3점) |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 전체 차원 또는 특수관계인 등이 지원의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관여한 경우 | • 지원주체의 지원 의도가 명확한 경우 • 지원객체가 지원주체의 특수관계인인 경우 |
| 중(2점) | 지원객체의 요청에 의하는 등 수동적으로 관여한 경우 | 지원주체의 지원의도를 객관적으로 추단할 수 있는 경우 |
| 하(1점) | 상(3점) 또는 중(2점)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 상(3점) 또는 중(2점)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
출처: 과징금고시 개정안
따라서 계열사 간 거래에서 지원객체가 총수 일가 등 지원주체의 특수관계인일 경우, 별도의 조직적 공모 증거가 없어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상)'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그룹사에 대한 제재 수위가 실질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iii) 사익편취 규제 범위의 실질적 확대: 지분율 50% 기준
이번 행정예고안의 실질적인 변화 중 하나는 위반행위 정도와 관련하여 ‘상’ 판정의 기준 지분율이 ‘80%’ → ‘50%’로 하향된 점입니다.
<표-5. 사익편취행위 세부평가 기준 비교표>
| 사익편취행위 위반행위 정도 | 현행 | 개정안 |
|---|---|---|
| 상(3점) |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80%이상인 경우 |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50%이상인 경우 |
| 중(2점) |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50%이상 80%미만인 경우 |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30%이상 50%미만인 경우 |
| 하(1점) |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50%미만인 경우 | 특수관계인의 거래 상대방 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30%미만인 경우 |
출처: 과징금고시 개정안
기존에는 사실상 총수 일가가 거의 전적으로 지배하는 개인회사형 계열사가 주요 규제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위반행위정도 “상”의 경우 특수관계인의 최소 지분보유 비율이 50% 이상으로 변경되면서, 지주회사 체제하의 계열회사, 총수 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계열회사 등 다양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간 거래가 중대성 평가의 상위 단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iv) 부당한 공동행위: 시장점유율 기준 하향, '중대성 상' 판정 범위의 확대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변화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중대성 평가의 객관적 지표인 관련 시장점유율 기준의 하향 조정입니다.
<표-6. 부당공동행위(담합) 세부평가 기준 비교표>
| 부당공동행위 위반행위 정도 | 현행 | 개정안 |
|---|---|---|
| 상(3점) | 참가사업자의 공동행위 관련 시장점유율이 75%이상인 경우 | 참가사업자의 공동행위 관련 시장점유율이 50%이상인 경우 |
| 중(2점) | 참가사업자의 공동행위 관련 시장점유율이 50%이상 75%미만인 경우 | 참가사업자의 공동행위 관련 시장점유율이 30%이상 50%미만인 경우 |
| 하(1점) | 참가사업자의 공동행위 관련 시장점유율이 50%미만인 경우 | 참가사업자의 공동행위 관련 시장점유율이 30%미만인 경우 |
출처: 과징금고시 개정안
개정안에 따르면, 부당한 공동행위의 경우 종전에 비해 낮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사업자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 '중대성이 높은 위반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견 기업집단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신규 진입자라 할지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기존에 비해 고액의 부과기준율이 적용되는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최근 ‘설탕 3사 담합’ 사건]
2026년 2월 공정위는 설탕 제조 3사가 약 4년간 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하여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2007년 설탕 제조사에 대한 담합 제재(약 500억원)와 비교할 때 제재 규모가 약 8배 이상 폭증한 사례입니다. 이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적용되는 부과기준율 중 최고 수준인 15%를 적용하고, 반복 위반에 따른 가중요소를 엄격히 적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해당 사건은 현행 과징금 고시에 따라 이루어진 처분이지만, 최근 공정위가 추진 중인 과징금 산정 기준 정비 논의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입법부의 과징금 제제 강화 논의]
이번 과징금 고시 개정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과징금 제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김남근 의원안).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과징금 제재 관련 주요 개정 입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i) 과징금 부과율 및 정액부과금 상한 대폭 상향
(ii)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에 대한 징벌적 요소 강화
(iii) 사익편취 관련 규제 대상의 명확화
이처럼 행정부 차원의 논의와 함께 국회에서의 입법 논의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공정거래법 집행 체계 전반에서 과징금의 실효성과 억지 기능을 강화하려는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실무적 대응 체크포인트
[사전적 컴플라이언스 체계 강화 필요]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앞으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수준은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치가 대폭 높아졌기 때문에 애초에 공정거래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사전적인 내부 통제와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및 상시적인 점검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부당한 공동행위, 계열회사간 내부거래를 비롯하여 공정거래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반드시 구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초기 대응 전략의 정교화]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위반 상황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된다면,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문제된 행위의 의도나 목적, 사업상 필요성, 효율성 증대 효과, 경쟁제한 가능성의 부재 등을 입증할 수 있도록 법리적 논증과 경제 분석을 결합한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선처를 바란다거나 과징금 부담능력이 없다는 수준의 읍소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조사 초기 대응 단계에서부터 공정거래 분야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의 도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법무법인(유)세종은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고객사에 최적화된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고객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