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이 사건은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 구조에서 진행된 테라스하우스 및 연립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시공사의 책임준공기한 미준수에 따른 보증기관의 계약이행보증금 지급의무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원고는 수탁자로서 시공사와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의 15%에 해당하는 계약이행보증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사건 공사는 1단지와 2단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공사는 약정된 공사기간 내에 1단지 공사와 2단지 공사를 모두 완료하지 못하였고, 이에 원고는 시공사와 1단지 공사에 대해서만 이후 일정 시점까지 공사를 완료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시공사는 그 약정된 기간 내에도 1단지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였고, 이에 원고는 신탁계정대를 투입하여 공사를 마무리한 뒤 보증기관인 피고를 상대로 계약이행보증금 전액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2. 쟁점 및 법원의 판단
원고의 계약이행보증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주위적으로 ①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전체 공사기간이 연장되었으나 보증기간은 연장되지 않았으므로 보증기간 내 보증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② 이 사건 공사는 1단지와 2단지로 구분되므로 보증사고 발생 여부도 단지별로 판단하여야 하며, ③ 부가가치세 조정 및 소방시설 분리발주로 계약금액이 감소하였으므로 계약보증금도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는 설령 보증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더라도 그 책임은 2단지에 한정되어야 하고, 계약이행보증금은 손해배상액 예정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가. 공사기간 연장합의의 존부 및 보증기간 내 보증사고 발생 여부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 사건 합의서에 기존 공사기간 이후 일정 시점까지 1단지를 준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를 두고 공사기간이나 책임준공기한 자체를 연장하는 합의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 합의서는 시공사의 공정 지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정률 제고 등을 위해 취해진 조치였고, 관련 문서의 내용과 합의서 체결 경위, 공사 진행 당시 원고가 처한 상황을 종합하면, 원고는 대주단 등 관계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된 책임준공기한 준수를 위하여 기존 시공사를 통해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 뿐 시공사와 공사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법원은 이와 같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합의서에 기존 공사기간 이후의 공사 진행 일정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시공사 사이에 공사기간 연장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보증기간 내 보증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도급계약 및 보증사고를 단지별로 구분하여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 사건 공사가 1단지와 2단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도급계약 및 계약이행보증관계를 단지별로 분리하여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 도급계약의 체결 방식, 공사대금 및 공사기간의 정함, 시공사가 부담한 공사완성의무, 계약이행보증서 발급 구조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도급계약 및 계약이행보증관계는 전체 공사를 대상으로 한 하나의 계약관계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보증사고 발생 여부를 단지별로 개별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다. 계약보증금 감액 및 보증기관의 책임범위 제한 여부
법무법인(유) 세종은, 부가가치세 감액 및 소방시설 분리발주는 계약보증금 감액사유가 될 수 없고, 피고의 계약이행보증금 지급의무가 2단지에 한정되거나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될 수도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부가가치세 감액과 관련하여 계약금액을 감액하는 이 사건 도급계약 변경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고, 소방시설 분리발주의 경우에도 이 사건 도급계약상 시공사가 분리발주 공사범위를 포함한 본 사업 공사 전부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이 사건 도급계약 및 계약이행보증관계를 단지별로 분리하여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책임을 2단지에 한정할 이유가 없고, 이 사건 도급계약상 계약보증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로 명시되어 있으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위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의 계약보증금 감액 주장 및 책임범위 제한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의 계약이행보증금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습니다.
3. 시사점
이 사건은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에서 신탁사가 책임준공기한 준수를 위하여 당초에 약정된 공사기간 이후에도 기존 시공사를 통해 공사를 계속 진행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사기간 연장합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사례입니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신탁사와 시공사가 일정 기한을 정하여 시공사가 계속 공사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한 경우에도, 관련 합의서의 체결 경위와 내용, 신탁사가 처한 사업상 상황을 종합하여 보증기간 내 보증사고 발생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하나의 도급계약 및 계약이행보증관계 아래에서 진행된 사업의 경우, 일부 단지의 착공·준공 일정이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보증사고 발생 여부나 보증기관의 책임범위를 단지별로 분리하여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나아가 부가가치세 조정, 소방시설 분리발주, 손해배상액 예정 감액 주장 등 보증기관이 제기한 감액 항변을 모두 배척하였다는 점에서,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의 계약이행보증금 분쟁에서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