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이어웨어 등 카메라·마이크·AI 기능이 결합된 웨어러블 기기가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AI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등 일반적인 웨어러블 기기와 마찬가지로 신체에 착용하는 형태를 취하지만, 카메라·마이크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AI 기술로 해석·판단·생성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기를 이용한 불법 촬영, 초상권 침해 등이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AI 웨어러블 기기의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법적 규율 필요성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AI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하여 국내 관계법령상 제기될 수 있는 주요 법적 이슈와 이용자(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이용자 포함)의 대응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1. 주요 법적 쟁점

1) 생체정보 처리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 이슈

  • 일반 웨어러블 기기가 영상을 단순 촬영·저장하는 데 그친다면, AI 웨어러블 기기는 촬영된 얼굴·음성을 AI로 분석하여 특정 개인을 식별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촬영 과정에서 수집된 얼굴 이미지·음성 등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며, 특히 살아있는 개인의 얼굴·홍채 등을 이용하여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신체적·생리적 특징 정보를 생성할 경우 이는 민감정보로서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 없이는 원칙적으로 수집·이용이 금지됩니다(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 AI 웨어러블 기기는 이러한 식별·인식 기능이 상시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촬영뿐만 아니라 촬영 이후 진행되는 그러한 '식별 처리'에서도 더 많은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2) 자동화된 판단·생성에 따른 책임 이슈

  • AI 웨어러블 기기는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거나 생성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 촬영기기와는 다른 책임 구조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인물을 오인식하여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부정확한 상황 분석에 따라 이용자가 잘못된 판단을 내려 제3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그 책임이 기기 제조사·AI 서비스 제공자·이용자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3) AI기본법 상 고영향 AI 해당 가능성

  • AI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된 얼굴 인식·인물 검색 등 AI 기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AI 기본법」상 고영향 인공지능(AI)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AI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생체인식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되어 범죄 수사·체포 목적으로 활용되거나, 채용·신용평가 등 개인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에 연계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확장되는 경우1에는 고영향 AI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4) 불법 촬영 관련 이슈 

  • AI 웨어러블 기기 역시 카메라가 내장된 기기인 이상 일반 웨어러블 기기와 마찬가지로 무단 촬영 관련 쟁점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신체 촬영은 처벌 대상이며, 촬영물 배포·게시 역시 처벌됩니다. 
  • 한편,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의2(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운영 제한)는 안경, 시계 등 착용형 장치를 명시적으로 규율 대상에 포함하고 있어(제2조 제7호의2, 동법 시행령 제3조제2항), 업무를 목적으로 이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촬영 사실을 불빛·소리·안내판 등으로 표시·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위 조항은 '업무 목적' 운영에 적용되는 것으로, 개인이 사적 목적으로 AI 웨어러블을 착용·이용하는 경우까지 포섭하지는 않아 개인 이용자에 의한 무단 촬영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 등 형사법으로 규율됩니다. 개인 이용자 차원의 오남용까지 아우르는 실효적인 사전 표시·고지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향후 입법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5) 초상권·사생활 침해 이슈

  • 동의 없이 타인의 얼굴·음성을 촬영·녹음하여 공개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에 이르지 않더라도 민사상 초상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로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시사점

  • (AI 기능을 기준으로 리스크 판별) 기업으로서는 자사 기기·서비스가 단순 촬영·녹음 기능에 그치는지, 아니면 생체정보 식별·자동화된 판단·생성 등 AI 특유의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우선 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 규율, AI 기본법상 고영향 AI 해당여부 등 추가적인 법적 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능별로 세분화된 리스크 점검이 요구됩니다.
  • (Privacy by Design 및 고영향 AI 책무 고려) AI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판매·서비스하는 기업은 개인정보 침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Privacy by Design'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해당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고영향 AI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AI기본법에 따라 위험관리방안 수립·운영 등 추가적인 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사의 사업 구조와 서비스 범위를 기준으로 해당 의무의 적용 여부를 먼저 판별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이용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의 정비) AI 웨어러블 기기의 이용약관 및 개인정보처리방침이 실제 AI 기능의 작동 방식과 데이터 처리 현황(특히 생체정보 식별 여부)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정비하여야 합니다.
  • (규제 동향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 AI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한 개인정보·AI 규제는 아직 정립 단계에 있어, 향후 관계 부처의 논의를 거쳐 세부 기준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으로서는 AI 기본법 하위규정,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생체정보 관련 가이드라인 등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선제적으로 대응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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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컨대 면접관이나 금융기관 상담직원이 AI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지원자나 고객의 표정·음성 등을 분석해 적합도 점수를 산출하여 채용 판단에 반영하거나 신용평가·대출심사의 보조 지표로 활용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