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A(미국 해외부패방지법) 안내서 발간 최근 미국 법무부(DOJ)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FCPA 안내서(A Resource Guide to the FCPA)를 발간하였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FCPA는 기업들이 국제상거래 과정에서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하여 1977년에 제정된 법률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의율 사례가 많지 않았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미국 DOJ와 SEC가 매우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FCPA를 의율하여 전세계적으로 많은 화제와 우려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기업들에게 부과되는 징벌금의 액수가 천문학적인 규모일 뿐만 아니라 지나친 관할의 확장 적용으로 미국 기업보다도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의율이 급증하여 미국 안팎에서 많은 비난과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나아가 ‘외국 공무원’(foreign official) 범위의 불명확성 등 모호한 법규정으로 인해 업계에서 기업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급기야 미국 DOJ가 안내서의 발간을 예고하였고, 그 결과물이 드디어 발표되었습니다. 국내기업들도 FCPA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만큼 FCPA에 대한 이해 및 준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안내서는 한국 기업들에게 직접 문제될 수 있는 여러 사항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철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1. FCPA에 의한 처벌시 고려 기준인 사내 준법 프로그램
이번 안내서에서는 철저하고 효과적인 반부패 준법 프로그램의 실시가 FCPA 위반에 따른 처벌에 있어 감면 사유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하였습니다.
안내서는 반부패 준법 프로그램의 시행이 FCPA 위반을 예방하고 그 위반을 개선하기 위하여 필요할 뿐만 아니라, 미국 사법당국이 FCPA 위반에 대한 집행을 개시할지 여부 또는 처벌의 수준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강조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DOJ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M사의 직원이 중국의 부동산 사업 관련하여 뇌물을 공여한 사안에서, 평소 M사가 강력한 사내 준법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해당 직원과 달리 M사 자체에 대해서는 기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내서는 사내 준법 프로그램이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각 기업들의 corruption risk에 부합하도록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효과적인 준법 프로그램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요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1) 부패방지를 위한 최고위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명확한 정책이 있는지, (2) 분명하고 간결하며 임직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행동강령이 있는지, (3)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부패행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측정하 고 있는지, (4) 전 직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부패방지 교육을 해당 지역 언어로(즉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진행 하고 있는지, (5)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지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반부패 준법 프로그램을 준비•시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외국 공무원의 범위
이번 안내서에서는 그 동안 논란이 많았던 ‘외국 공무원’의 범위와 관련하여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 고 있습니다.
사실 FCPA에서 말하는 외국 공무원의 범위에는 실제 공무원 외에도 국영기업체 직원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없어 업계에서 많은 불만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안내서는 (i) 해당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지분 규모, (ii) 해당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통제 정도, (iii) 해당 기관과 그 직원의 대한 외국 정부의 평가 및 (iv) 해당 기업과 그 직원이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지 여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에 실제 판례에서 제시된 기준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판단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으므로 한국 기업들로서는 거래 상대방이 FCPA상 외국공무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3. FCPA 적용 예외 사유로서의 급행료 조항(Facilitating Payments)
이번 안내서에서는 FCPA 예외 사유로서 급행료 조항이 사실상 매우 좁게 적용될수 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급행료는 외국 공무원의 일상적인 정부 행위 수행을 촉진시키거나 원활하게 진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불하는 비용으로, 주지하다시피 FCPA에서는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조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급행료 조항은 공무원의 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의 행위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허용되는 급행료의 종류와 금액에 대하여도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실무 차원에서는 사실상 사문화 된 조항으로 취급되기도 하였습니다. 안내서는 급행료가 정당한지 여부는 금액의 다과보다 급행료의 목적에 의하여 판단된다고 설명하면서, 급행료 조항이 실무상 매우 좁게 인정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UK Bribery Act 등 외국에서는 급행료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4. 외국회사 및 외국인에 대한 FCPA의 적용 범위
이번 안내서에서는 외국회사나 외국인에 대해 FCPA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으로 법문에 충실한 해석을 하기는 하였으나 실제 운용 실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원래 FCPA 법문상으로 미국에 거주하지 않은 외국인(혹은 외국회사)에게 FCPA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그가 직접 혹은 대리인을 통해 미국 영토 안에서(‘while in the territory of the US’) 불법 뇌물 제공 행위를 촉진시키는 어떤 행위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래에 DOJ는 FCPA의 법문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토 밖에서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미국 영토 안에서의 효과(effect)를 야기하는 것이라면 이 정도만으로 FCPA를 발동시키는 데 충분하다고 해석해 왔습니다. 안내서는 이에 대하여 일응 원래 법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듯한 설명을 내 놓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실무 운용 지침에 대해 이를 명시적으로 폐기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는 만큼 실제 운용 실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한편, 안내서는 해외 거주 외국인의 경우 뇌물 공여 등에 관하여 미국인 혹은 미국 거주자와 공모할 경우, 그 행위가 미국 영토 안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공모이론으로 FCPA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외국회사 및 외국인에 대한 FCPA의 적용 범위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한국 기업 들의 이해 및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5. 해외 자회사의 행위에 따른 모회사의 책임
이번 안내서에서는 일정한 경우 해외 자회사의 행위에 대하여 모회사도 FCPA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FCPA는 모회사에게 어떤 경우 자회사나 계열사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실무상 해석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실제 사례 중에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행위에 관여했는지 여부, 혹은 인식했는지 여부 등과 상관없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사례도 있어서 이에 관해 많은 비판이 제기 된 바 있습니다. 이에 안내서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뇌물 행위에 의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로 2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즉 (1)모회사가 해당 행위에 직접 연관된 경우(예컨대 자회사의 행위를 지시하거나 이에 직접 참여한 경우 등), (2)전통적인 대리인 이론에 따라 자회사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경우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에는 모회사의 통제(control) 정도가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안내서가 종래의 실무와 달리 모회사의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태도를 취한 것인지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가 FCPA 위반 행위를 한 경우에 그 모회사가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6. 승계자 책임(Successor Liability)
이번 안내서에서는 M&A 과정에서 FCPA 위반에 대한 책임이 승계될 수 있음을 밝히면서 FCPA Due Diligence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FCPA는 기업의 M&A에 있어 FCPA 위반에 대한 책임을 인수인이 승계하는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안내서는 합병 등에 의하여 부채와 책임이 포괄적으로 인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 인수나 자산 양수 등의 경우에도 (i) 대상 회사의 FCPA 위반이 매우 중대하고 지속적인 것인 경우, 또는 (ii) 승계인이 대상 회사를 인수한 이후에 그 위반 행위에 동참하였거나 막지 못한 경우 등의 경우에 승계인에 대하여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M&A 과정에서 철저하고 충분한 FCPA 실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실사를 통해 대상 회사의 정확한 가치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물에 의존하는 대상 회사의 업무 관행이 인수 후에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해외 M&A를 고려하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FCPA에 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상 회사의 FCPA 위반 여부에 대한 면밀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7. 기타
이밖에도 안내서는 선물과 향응(gifts and entertainment) 문제, 내부 통제시스템 수립 의무(internal controls)의 내용 및 요건, 기업 형사 책임 인정 요건 등 여러 이슈 들에 대해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외 거래를 하는 모든 한국 기업들은 FCPA 위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FCPA 및 안내서를 숙지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 상기의 사항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여 주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뉴스레터
반부패/컴플라이언스
FCPA(미국 해외부패방지법) 안내서 발간
20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