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다310484 판결

피고는 고속도로 민간투자시설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와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에 대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피고 소속 고속도로의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한 직원들입니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피고가 고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외주사업체가 원고들을 수납원으로 고용한 후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하여 근무하게 한 것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원심은 피고와 원고들의 관계가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다섯 가지 근로자 파견의 요소를 모두 충족한다는 이유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고용의무를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먼저, ① 피고는 전국의 고속도로를 하나의 망으로 연결하여 원고들이 근무하는 9개 지역의 피고의 영업소도 다른 영업소들과 통일적으로 운영·관리하면서 원고들에 대하여 피고 소속 다른 영업소 근무자들과 동일하게 지휘·명령을 해왔던 점, 피고는 영업규정, 영업운영 업무기준, 업무 관련 매뉴얼 등을 통해 원고들의 근무방법이나 업무처리방법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하고 있다는  점, 피고는 정기적으로 업무전반에 대한 운영실태 점검을 목적으로 영업심사 및 야간점검을 시행하여 원고들을 관리·감독한 점을 고려할 때 외주사업체가 아닌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② 원고들이 피고의 로고가 새겨진 안전조끼와 명찰을 착용하고 피고 명의로 발행된 근무자 카드를 소지한 채 피고 영업소에서 피고가 제시한 각종 규정 등을 준수하며 작업을 수행한 점,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장소적으로는 분리되어 근무하였으나 기능적으로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유기적 협력을 통해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수행한 점, 원고들은 피고 소속 직원들과 공동으로 교통안전캠페인 등 각종 홍보 업무를 수행하고 함께 모의 훈련과 직무교육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③ 피고가 산출내역서에서 계약인원을 정하여 노무비를 구체적으로 산정한 뒤 외주사업체가 원고들에게 적정임금을 지급하는지 심사한 점, 피고가 영업소별 과업인원을 조정한 점, 피고가 원고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계획을 직접 수립한 점을 고려할 때 피고는 원고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④ 피고는 원고들이 이행해야 할 과업내용에 ‘기타 피고가 지시하는 업무’를 포함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은 피고 영업소 운영 업무 외에 각종 홍보행사 참여 등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 점을 고려할 때 원고 소속 외주사업체와의 용역계약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보다는 원고들과 같은 근로자의 노동력 제공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⑤ 원고들을 고용한 외주사업체는 피고와 용역계약 체결 전에는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하여 어떠한 전문적 기술·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들을 위한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필요한 집기나 주요 장비도 무상으로 제공하였던 점을 고려할 때 외주사업체가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또한 피고와 원고들 소속 외주사업체 사이의 용역계약은 ‘외주사업체가 원고들을 수납원 등으로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하여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파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