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2023. 6. 7. 선고 2022고단1878 판결

F공사는 항만시설의 신설, 개축, 유지, 보수 및 준설 등에 관한 공사의 시행 및 항만의 경비, 보안, 화물관리, 여객터미널 등 항만의 관리, 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사업주로서 C주식회사와 E주식회사에 인천항만 갑문 정기보수공사를 공동으로 도급 주었습니다.

2020. 6. 3. 인천 중구 L갑문에 있는 갑문정기보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공사의 수급인인 C주식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갑문 상하부 가이드장치 분리작업을 위해 갑문 상부에서 원치를 이용하여 18m 아래 갑문 하부바닥으로 H빔(42.5kg), 유압잭, 공구 등을 내리는 작업을 내리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피해자 인근에 있던 윈치프레임(윈치를 거치하기 위해 철제 앵글로 제작된 틀)이 전도되면서 갑문 아래로 추락하자, 윈치프레임의 컨트롤러 및 H빔에 연결된 가이드 줄을 잡고 있던 피해자도 함께 18m 아래 갑문 바닥으로 추락하여 그 자리에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사고’).

검찰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도급인인 F공사 및 F공사의 대표인 사장 甲, 수급인인 C주식회사 및 E주식회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공사의 현장소장 乙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에 따르면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ㆍ건설ㆍ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의미하지만 ‘건설공사발주자’는 제외됩니다. 또한 동조 제10호의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에 해당하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도급인”인 사업주에 해당하고, 그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및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을 지게 되는 반면,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러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F공사 사장 甲은 “F공사가 건설공사인 이 사건 공사를 피고인 C회사에 발주하기는 하였으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할 책임도 없고, 실제로도 시공을 주도하거나 공사를 총괄 관리하지 않았으므로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할 뿐이지,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안전조치” 및 제39조의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한다거나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설령 피고인 사장 B가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고의도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의 의미는 사실상 의미에서 실제로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였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규범적으로 평가하여’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자에 해당하는지에 의해 판별해야 한다고 설시하며,  F공사는 규범적으로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 F공사가 직접관리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점, ② 피고인 甲은 F공사의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로, F공사는 사장의 역할을 “건설현장 안전관리 총괄”로 규정하고, “위험도가 높은 작업은 실시전에 공사감독자의 승인을 받고 작업하도록 한다”는 건설안전관리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공사는 항만공사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사업의 하나로, F공사는 모두 8개인 갑문을 매년 2개씩 정기적으로 보수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점, ④ F공사의 조직은 이러한 갑문 보수공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고 재해발생시 이를 처리할 부서인 사장 직속의 재난안전실, 건설본부 산하의 갑문관리실, 갑문설비팀, 갑문 운영팀을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는 점, ⑤ F공사는 갑문 유지 및 관리에 상당한 예산과 인원을 할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으로 이 사건 공사의 실질적 수급인인 피고인 C 주식회사의 인력이나 자산규모, 시설규모를 비교해보면 F공사가 C 주식회사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 지위에 있는 점 등이 F공사가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판단근거가 되었습니다.

또한, 법원은 F공사의 사장인 B에 대해서, ① 이 사건 작업 현장에서 갑문 추락단부 내지 맨홀 위 부분에 근로자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는 등증 추락방지를 위한 설비 자체가 적절하게 설치되지 않은 점, ② F공사가 도급업체로 작업계획서 작성 및 근로자 안전교육 등 안전관리 책임이 있음에도 이에 소홀히 하였던 점, ③ F공사 사장 甲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져 근로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한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C 및 E 주식회사에게는 각 벌금 5천만원의, 현장소장 乙에게는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하였으며, F공사에 대해서는 벌금 1억원, F공사 사장 甲에 대하여는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