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6.15. 선고 2017다46274 판결
원고 회사는 자동차와 부분품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들입니다. 피고들을 포함한 조합원 900여명은 2010. 11. 15. 부터 2010. 12. 9. 까지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 생산라인을 점거하여 생산라인 가동을 약 278시간동안 중단(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시켰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 회사는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하여 조업이 중단됨으로써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원심에서는 ①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적법한지, ② 위법한 경우 피고들의 손해배상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③ 손해배상책임 제한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의 세 가지 쟁점에 대해 판단하였습니다. 먼저 ① 이 사건 쟁의행위는 노조원들이 위력으로 원고 회사 공장을 점거하고 그 가동을 중단시킨 데에까지 나아갔으므로 원고 회사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폭력의 행사로 나아간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를 넘어선 반사회적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로서 원고에 대해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②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는 (i) 조업중단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생산할 수 있었던 제품의 판매로 얻을 수 있는 매출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와, (ii)조업중단의 여부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차임, 제세공과금, 보험료 등)을 무용하게 지출함으로써 입은 손해가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③ 손해배상책임 제한의 범위에 관한 판단으로서, 원심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들의 책임을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의 50%로 제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불법행위의 발생경위나 진행경과, 그 밖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불법행위자의 책임비율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례법리(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다93790 판결)에 따라 원고가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태도를 일관한 점, 원고가 하청 근로자의 전직과 같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노사갈등을 해결하려고 한 점, 가동중단기간 중 기계고장 발생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 어려운 점이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대법원은 ① 이 사건 쟁의행위가 적법한지, ② 위법한 경우 피고들의 손해배상범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판단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으나, ③ 손해배상책임 제한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하여 원심의 판단을 배척하였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쟁의행위의 주체이자 책임의 원칙적 귀속주체는 단체인 노동조합이며,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이나 실행행위에 관여한 정도는 조합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위법한 쟁의행위를 결정·주도한 주체인 노동조합과 개별 조합원 등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동일하게 보는 것은 헌법상 근로자에게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도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개별 조합원 등에 대한 책임제한의 정도는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현실적인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논지에서 대법원은 원심에서 피고들의 책임을 일괄적으로 50%로 제한한 부분에 대하여 원심이 개별 조합원 등의 책임제한 사유의 인정 및 그 비율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