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세탁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의 대표로서,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약 15년간 근로하다가 2021. 5. 28. 퇴직한 근로자 A와 2021. 6. 16.까지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지급기일 연장 합의를 하였으나 합의를 통해 연장한 지급기일까지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 제9호 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퇴직급여법 제9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 제44조 제1호에 의한 처벌대상이 되는데, 원심은 제9조의 의무규정은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일 뿐이므로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는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한정되고, 단서 규정에 의해 기일연장에 대한 합의가 있은 후 그 합의에 따라 연장된 지급기일을 지키지 않는 경우까지 위반행위에 해당되어 처벌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원심은 만약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의 합의가 있었지만 사용자가 그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이라고 본다면, 퇴직급여법 제44조 제1항에 의하여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 이를 확정할 수 없게 되므로,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근거하여 형벌법규는 해당 법률로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논지에서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퇴직급여법 제9조 단서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에 불과하고 연장한 지급기일까지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용자의 형사책임까지 배제하는 취지라고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퇴직급여법 제9조 단서에 따라 퇴직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근로자와 지급기일을 연장하는 합의를 하였더라도 연장한 지급기일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면 퇴직급여법 제9조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논지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