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09.21. 선고 2021도11675 판결)

피고인은 서울 소재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甲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보건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입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의원에서 약 2년간 근로한 공소외 1의 퇴직금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는 (1) 공소외1은 이 사건 의원과 위탁받은 진료업무를 이행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내용의 위탁진료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서에는 “공소외 1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노동관계법과 관련한 부당한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기재가 되어 있는 점, (2) 공소외 1에 대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3) 공소외 1은 자신의 진료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어떤 지시나 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4) 공소외 1이 진료업무를 적절히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 피고인이 위탁계약에 기한 계약해지나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 외에 공소외 1을 징계할 수는 없었다는 점, (5) 공소외1이 휴가 등으로 진료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대체의사를 구하여 그로 하여금 진료업무를 대행하게 한 점을 이유로 공소외1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에는 공소외1의 근로자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며 공소외1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1) 피고인과 공소외1이 체결한 계약의 형식이 위탁진료계약이라도 그 계약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소외1이 정해진 시간동안 이 사건 의원에서 진료업무를 수행하고 피고인은 공소외1에게 그 대가를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라는 점, (2) 공소외1은 이 사건 의원에서 진료업무를 수행하는 유일한 의사로서 주중 및 토요일 대부분을 이 사건 의원에서 근무하면서 매월 진료업무 수행의 현황이나 실적을 피고인에게 보고한 것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공소외1의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를 관리하고 공소외1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평가되는 점, (3) 공소외1은 피고인이 제공하는 의료장비나 사무기기를 활용하여 진료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환자 치료 실적에 따른 급여의 변동 없이 매월 고정적으로 돈을 받았으므로 공소외1이 지급받은 돈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점이 고려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