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2023. 9. 22. 선고 2023노2261 판결)
F공사는 항만시설의 신설, 개축, 유지, 보수 및 준설 등에 관한 공사의 시행 및 항만의 경비, 보안, 화물관리, 여객터미널 등 항만의 관리, 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사업주로서 C주식회사와 E주식회사에 인천항만 갑문 정기보수공사를 공동으로 도급 주었습니다.
2020. 6. 3. 인천 중구 L갑문에 있는 갑문정기보수공사현장에서, 공사의 수급인인 C주식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가 갑문 상하부 가이드장치 분리작업을 위해 갑문 상부에서 원치를 이용하여 18m 아래 갑문 하부바닥으로 H빔, 유압잭, 공구 등을 내리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피해자 인근에 있던 윈치프레임이 전도되면서 갑문 아래로 추락하자, 윈치프레임의 컨트롤러 및 H빔에 연결된 가이드 줄을 잡고 있던 피해자도 함께 18m 아래 갑문 바닥으로 추락하여 그 자리에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였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도급인인 F공사 및 F공사의 대표인 사장 甲, 수급인인 C주식회사 및 E주식회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 乙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에 따르면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ㆍ건설ㆍ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의미하지만 ‘건설공사 발주자’는 제외됩니다. 또한 동조 제10호의 “건설공사 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에 해당하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도급인”인 사업주에 해당하고, 그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및 도급인으로서의 책임을 지게 되는 반면,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으면 그러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1심 법원에서는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자”의 의미는 사실상 의미에서 실제로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였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규범적으로 평가하여’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자에 해당하는지에 의해 판별해야 한다고 설시하며, F공사는 규범적으로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고, F공사의 사장인 甲 에 대하여도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항소심에서는 F공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발주자가 아닌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근거로는 (1) 건설공사의 시공을 직접 수행할 자격이나 능력이 없는 자가 그 공사를 다른 사업주에게 도급한 경우에는 해당 공사의 공정이나 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의 위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공사를 도급한 자에게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 및 보건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그 위반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그 지위나 역할에 비교해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라는 점, (2)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공사를 도급한 자 중 건설공사 발주자를 떼어내어 독자적인 책임을 부과한 취지를 고려할 때 건설공사의 시공을 직접 수행할 자격이나 능력이 없이 건설공사를 다른 사업주에게 도급할 수밖에 없는 자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상 건설공사 발주자에 해당할 뿐 도급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한 점, (3) F공사는 갑문공사 관련하여 강구조물공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건설업자의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갑문공사 시공자격을 갖출 가능성이 없는 점, (4) F공사는 갑문공사의 시공 과정과 공정, 시공에 필요한 자재 및 운반방법,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산업재해의 위험성에 관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점이 제시되었습니다.
결국 F공사는 스스로 시공할 자격이나 능력을 갖추지 못한 건설공사를 다른 회사에 도급한 것으로서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ㆍ관리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발주자에 해당할 뿐 도급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F공사 및 F공사의 사장인 甲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