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3. 12. 7. 선고 2023구합51304 판결)
원고는 타이어 및 고무제품 제조·판매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사무직 노동조합’)은 원고 소속 사무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227명입니다. 한편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금속산업 분야 종사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각 공장별 지회가 구성되어 있고, 원고 소속 근로자 약 3,477명이 조합원입니다.
사무직 노동조합은 원고 회사의 교섭단위에서 사무직을 그 밖의 직종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는 신청을 노동위원회에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사무직 노동조합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하여(제29조의2 제1항),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제29조의3 제1항). 다만 노동조합법은 예외적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데(제29조의3 제2항),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합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서울행정법원은 원고 회사의 사무직과 생산직 사이에는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및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하고,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더 크므로, 사무직을 생산직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①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와 관련하여 (ⅰ) 생산직과 사무직은 직군별로 담당 업무 및 근무장소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점, (ⅱ) 생산직과 사무직의 근무형태와 직위·직급체계가 상이한 점, (ⅲ) 생산직과 사무직의 임금 제도와 지급체계에 차이가 존재하고 성과연봉제의 경우 연봉이 삭감될 수 있으며, 상여금의 지급근거와 시기가 다르고, 임금피크제 시행 여부가 다른 점, (ⅳ) 생산직과 사무직의 연차휴가사용촉진 및 연차보상방식, 복리후생 등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였고, 이러한 차이는 일반적인 직군 분화에 따른 업무의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한 정도를 넘어서 본질적인 기초를 달리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② 고용형태의 차이와 관련하여, (ⅰ) 생산직과 사무직은 직군별로 인력관리의 주체 및 방식, 기본적인 채용조건 및 세부 절차, 수습기간의 운용, 정년의 기산 등 상당 수준의 인사노무관리제도가 상이한 점, (ⅱ) 직군 간 인사교류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점을 근거로, 생산직과 사무직 사이에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③ 교섭관행과 관련하여, 사무직 노동조합과 원고 회사가 별도로 교섭한 관행은 없으나, 이는 사무직 노동조합이 최근 신설되어 별도의 교섭 관행이 형성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별도의 교섭 관행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④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 형량과 관련하여서는, (ⅰ) 노동조합별로 소속 직종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ⅱ) 생산직과 사무직 사이의 인사교류나 각 노동조합 사이에 직종 간 조합원이 혼재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생산직으로만 구성된 다른 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무직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점, (ⅲ)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조합간 갈등을 유발하여 안정적 노사관계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점, (ⅳ)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더라도 노무관리상 어려움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고 교섭 효율성 저하나 교섭비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 (ⅴ)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향후 사무직의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교섭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이유로, 사무직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인정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