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0다282674 판결)

피고는 C대학교를 경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C대학교 조교수로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사람입니다. 피고는 2014. 4. 30.경 원고에게 (i) 원고가 조교수에서 부교수로의 승진임용 대상 교원 및 정년보장임용 대상 교원임을 안내하면서,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심의를 신청해야 한다고 통지하였고, 원고는 2014. 5. 7. 피고에게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심의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임용예정일 2개월 전까지 임용 여부를 통지해야 하고, 임용 거부 시 그 거부사유를 통지하여야 하는 교원인사관리규정에 반하여 원고에게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음으로써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고(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 비위행위를 이유로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파면처분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후 복직하여 조교수로 근무하였고, 2018. 8. 31.자로 임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면직되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면직 처분’).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이 임용 여부 및 임용 거부사유를 통지하지 않은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거부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묵시적으로 재임용계약이 체결되었음에도 피고가 임의로 면직처분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면직처분 무효확인을 청구하였습니다. 금전지급과 관련하여서는, 면직처분에도 불구하고 교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전제로 임금청구(주위적), 이 사건 거부처분 무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예비적)를 하였습니다.

원심은, 이미 임용기간 만료로 교원 신분을 상실하여 면직처분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면직처분을 각하하였고, 교원 신분 유지를 전제로 한 주위적 임금청구도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거부처분은 교원인사관리규정의 거부사유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 사건 거부처분으로 인한 예비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였는데, 그 근거로 ① 조교수를 부교수로 임용하는 행위는 단순한 승진 임용 발령행위가 아니라 부교수라는 교원에 임용하는 새로운 신분관계의 설정행위로서, 대학교수의 임용 여부는 임용권자가 교육법상 대학교수 등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자유재량에 속하는 점, ②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거부처분이 절차적 하자로 인해 무효로 인정될 뿐, 실체적 하자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가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심사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재량권 남용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여 원고에 대한 손해의 배상책임을 피고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면직처분 무효확인청구 각하, 교원 신분 유지를 전제로 한 주위적 임금 청구 기각 판단 및 이 사건 거부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서 무효라고 판단한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예비적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면서, 승진임용 및 정년보장임용 거부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의 판단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재임용거부 처분이 재량권 남용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이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이유로 학교법인에 재산적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해당 재임용거부가 학교법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점이 인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통 일반의 대학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임용 거부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여야 하며, 객관적 정당성 상실 여부는 재임용거부사유의 내용과 성질, 거부사유 발생에 있어서 해당 교원의 기여 정도, 재임용심사절차에서 해당 교원의 소명 여부나 정도, 명시된 재임용거부 사유 외에 학교법인이 재임용거부 판단에 실질적으로 참작한 사유의 유무 및 내용, 재심용심사의 전체적 진행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대학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5다254231 판결)’는 법리가 승진임용거부결정이나 정년보장임용거부결정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거부처분의 경우 피고가 교원인사관리규정에 반해 임용거부사유는 물론 임용 여부조차 통지하지 않아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가 통지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이 사건 거부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 원고가 적법한 승진임용심사와 정년보장임용심사를 받았더라면 각 임용을 받을 수 있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손해배상책임의 존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손해배상청구를 부정한 것은 위법한 승진임용거부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더 이상 교원 신분이 아니며, 파기환송심에서는 이 사건 거부처분의 통지의무 위반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 정도, 원고가 적법한 심사를 받았더라면 임용될 수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및 성립 시 구체적인 손해액에 관한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