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0두54869 판결)

원고는 A회사와 사이에 8톤 화물차량을 지입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위수탁관리운영계약(이하 ‘지입계약’), 문서파쇄∙운송업무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A주식회사부터 위탁받은 문서파쇄 및 운송업무를 수행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원고는 문서파쇄 업무를 하던 중 파쇄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하여 손가락이 절단되었고, 이에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A회사에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요양급여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하는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합니다.

원심은 원고가 A회사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원심은 그 근거로, ① 회사로부터 출퇴근 시간을 지정받고, 작업일지 등을 작성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대체운행이 허용되지 않으며, 지정된 복장을 착용하고 지입차량에 회사의 도색과 광고물을 부착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은 위탁계약의 내용에 포함되거나 위탁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기업체가 정해준 현장에서 문서를 일정한 시간 내에 파쇄하여야 하는 업무 특성상 회사 입장에서 지입차주에 대한 업무규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A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① A회사가 소속 근로자와 동일하게 지입차주인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근태와 업무수행을 감독하는 등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점, ② 원고는 A회사가 배정한 업무만을 수행하고 A회사로부터 매월 고정된 대가를 직접 지급받았으며, 지입차량의 주유대금 또한 A회사가 부담하였을 뿐 아니라, 지입차량은 A주식회사의 문서파쇄 업무를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었고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계약상으로 금지되었으므로 원고는 A회사에 전속되어 노무제공의 대가만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원고가 사업자등록을 하여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사정이 존재하더라도 이는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징표로 보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관한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파기환송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