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 2024. 6. 27. 선고 2024나10691 판결)

원고들은 자동차 및 부품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피고 회사의 공장에서 근무하며 생산차량에 대한 도장 및 의장공정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의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를 상대로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것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은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하기 위한 핵심적인 징표는 ‘사용사업주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여부’라고 하면서, 비록 피고 회사가 작업표준서와 사양서를 배부하였고 해당 문서들이 각 공정별 작업 순서나 방법 등 세부적인 작업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ⅰ) 작업표준서는 공정별로 작업내용, 중점관리항목, 안전요구사항, 결함발생 시 조치 요령 등을 개괄적으로 기재한 것이고, (ⅱ) 사양서는 작업내용별로 관리∙점검할 사항을 기재한 것으로, “이는 도급인이 업무도급에 대한 품질요건 등을 사전에 정한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넘어서 피고가 사내협력업체가 수행하고 있는 모든 공정에 관하여 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작업방식까지 세부적으로 결정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결국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 

항소심에서도 연속된 작업흐름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작업공정의 특성이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도급인인 피고로서는 일의 완성을 지시하기 위하여 작업표준서 등의 업무 관련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이러한 매뉴얼은 업무 범위와 내용 등 계약 목적을 구체화하거나 품질 담보를 위한 도급목적의 지시 또는 정보의 제공, 업무수행 여부의 확인 수단에 불과할 뿐,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의 표지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설령 매뉴얼이 근로자들에게 사실상의 구속력이 있었다고 보더라도, 이는 도급인인 피고가 컨베이어 벨트 공정에서 도급업무를 완성하기 위해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하는 ‘불가피한 지시’에 불과하다고 보아,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부정한 제1심 판결을 수긍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