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
[사안] A는 자회사 B가 개발·운영하는 C앱을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차량을 대여하고 운전기사를 알선하는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구체적으로, (i) A는 서비스 운영 주체이고, (ii) B는 A와 예약중개계약을 체결하여 C앱을 개발∙운영하며 이용자 모집 및 서비스 이용대금 결제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iii) 협력업체 E는 A와 운전용역제공 계약을 체결하여 A로부터 알선받은 이용자에게 A 소유의 차량을 대여함과 동시에 운전기사를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iv) D는 E와 드라이버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고 운전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E는 2019. 7.경 드라이버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인원 감축 메시지를 공지하면서(이하 ‘이 사건 인원감축 통보’), D를 ‘향후 배차될 드라이버 22명의 명단’에서 제외하였습니다.
[노동위원회의 판단] 이에 D는 2019. 10. 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인원감축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B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2019. 12. 3. 당사자변경신청을 통해 A와 E를 피신청인으로 추가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습니다. D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①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② B와 E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으나, A는 드라이버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 사용자에 해당하고, ③ 이 사건 인원감축 통보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해고로서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제1, 2심의 판단] 원고 A는 행정법원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아래와 같은 점을 근거로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2. 7. 8. 선고 2020구합70229 판결).
① D는 E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 A와 사이에는 아무런 직접적 계약관계가 없고, 원고 A나 B가 E의 프리랜서 드라이버 모집 과정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 A나 B가 C앱을 이용한 사업구조를 설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A나 B가 D의 업무내용을 지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B가 E에 제공한 업무매뉴얼, 가이드 등은 C앱 서비스를 표준화하고 균질화하기 위한 의도로 제작·배포된 것일 뿐, 이를 프리랜서 드라이버에 대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으로 평가할 수 없는 점, ④ 원고 A나 B가 D의 출퇴근 시간 준수를 강제하였다거나 근무시간을 지정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그러나 제2심 판결은 아래와 같은 점을 근거로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12. 21. 선고 2022누56601 판결).
① D의 업무 내용은 기본적으로 C앱 서비스 운영자가 C앱을 통하여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정해졌고, D가 이를 벗어나 자신의 업무 내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던 점, ② D는 노무 제공 과정에서 C앱 등을 통하여 업무수행방식, 근태관리, 복장, 고객 응대, 근무실적 평가 등 업무 관련 사항 대부분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점, ③ 근무 수락 여부, 근무시간 등에 관하여 D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이 있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
[대법원의 판단] 원고 A는 상고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점들을 들어 “E가 운전기사로 공급한 D가 원고 A가 운영하는 C앱 서비스를 위해 그 지휘·명령을 받아 원고 A의 차량 운전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D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그 사용자는 원고 A”라고 판단하였습니다(상고기각).
① D의 임금, 업무내용을 원고 A가 결정한 점(B가 수행한 C앱 개발·운영, 이용자모집, 서비스 이용대금 결제 및 수령 대행 등의 업무는 C앱 서비스의 일부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한 것이라기보다, C앱 서비스 운영자인 원고 A를 위해 업무를 대행한 것으로 평가됨), ② D의 업무 내용을 결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은 원고 A인 점(B가 E에 배포한 교육자료나 앱으로 안내한 운전업무 절차, 위반시 제재조치는 사실상 드라이버의 복무규칙이며, B는 C앱을 통하여 D의 근태를 관리하는 등 원고 A를 대신하여 D의 근태를 관리·감독하였음), ③ D가 운전업무를 수행할 근무시간, 근무장소는 원고 A를 대행한 B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였고, D는 이러한 근무시간·장소 지정에 구속된 점, ④ D는 제3자로 하여금 운전업무를 대신 수행하게 하거나 운전업무 수행 중 추가적인 이윤 창출을 할 수 없었으며, 손실을 초래할 위험을 부담하지 않은바, 사업자적 징표가 존재하지 않는 점, ⑤ E는 운전업무에 관하여는 독립성, 독자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드라이버가 지급받은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한 것으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점.
[의의]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과 관련하여 엇갈린 판단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위 판결은 대법원이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에 관해 종전 판단기준을 원용하면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근로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인지 판단하는 경우에는 (i) 노무제공자와 노무이용자 등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됨에 따라 직접적으로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적은 사업구조(“제1요소”), (ii) 일의 배분과 수행 방식 결정에 온라인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복수의 사업참여자가 관여하는 노무관리의 특성(“제2요소”)을 고려하여 판단 요소들을 적정하게 적용하여야 한다고 보아, 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시 추가적인 고려요소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플랫폼 종사자에 대하여 종래의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완화하여 적용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