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8. 23. 선고 2022다218936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자동차 제조∙판매회사이고, 원고인 근로자들(A, B, C)은 피고와 위탁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피고의 연구소에서 소방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피고는 2012년 이전까지는 협력업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2012년경부터는 다른 계열사와 자산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계열사가 협력업체에 재위탁하는 방식을 취하였습니다. 원고들(A, B, C)은 피고의 연구소 사업장에서 소방업무에 종사하면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 및 손해배상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 원심은 원고들 모두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피고가 원고 A, B, C에 대하여 업무 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지 않았으며, 협력업체들이 원고들에 대한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고,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전문성, 기술성 있는 업무의 이행으로 달성되고, 피고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 B, C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으나, 근무기간 등이 달랐던 원고 A에 대하여는 해당 근무기간 동안 소방업무를 피고 직원이 총괄하는 상태에서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소방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원고 B, C의 사례와 소방업무 수행방식 및 당시 피고와 협력업체의 역할 등이 동일하였을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1)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본 경우(원고 A)
대법원은 원고 A의 경우 (ⅰ) 2000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 주식회사 I 또는 J 주식회사 소속으로 소방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종래 소방대를 직접 운영하다가 그 중 일부를 협력업체 소속 직원으로 대체한 직후였던 점, (ⅱ) 원고 A가 근무한 연구소의 소방대장 및 안전과장은 모두 피고의 직원이었고, 피고 직원이 원고 A의 업무를 총괄하고 근무시간, 근무일수, 휴일, 휴가일수 등을 정하였던 점, (ⅲ) 원고 A의 휴무일에는 피고의 직원이 대신 근무하였던 점, (ⅳ) 원고 A는 소방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소방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았던 점, (ⅴ) 원고 A가 소속된 협력업체들은 소방 업무 수행에 충분한 인적 자원이나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원고 A가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본 경우(원고 B, C)
반면 대법원은 원고 B, C의 경우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 근거로, (ⅰ) 원고 B, C는 F주식회사 또는 G주식회사 소속으로 2014년 9월 내지 2016년 10월까지 피고 연구소에서 소방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들의 소방 업무는 피고 연구소의 핵심 업무인 자동차 연구개발 업무와 명백히 구분되었던 점, (ⅱ) 피고의 직원들 중 소방업무를 주된 업무로 수행한 사람이 없었던 점, (ⅲ) 피고 직원이 수행한 소방행정 업무와 원고 B, C의 소방 업무는 구별되어 피고 직원과 원고 B, C가 서로 업무를 대체하여 수행한 적도 없었던 점, (ⅳ) 원고 B, C는 협력업체 근로자들로만 구성된 소방대에 소속되어 협력업체 소속 소방대장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ⅴ) F주식회사와 G주식회사는 원고 B, C의 채용, 작업배치, 근태관리, 근무평가, 인사명령 등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던 점, (ⅵ) 원고 B, C는 소방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소방 관련 업무 경력을 보유한 점, (ⅶ) F주식회사와 G주식회사의 근로자 수는 상당한 규모에 달하였고, 피고 연구소 외 다른 사업장에서도 용역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점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 원고 A | 원고 B, C | |
|---|---|---|
| 소속 협력업체 | I, J | F, G |
| 근무 기간 | 2000년 5월 ~ 2002년 5월 | 2014년 9월 이후 |
| 혼재근무 내지 공동작업 여부 | 피고 직원과 함께 및 대체하며 근무 | 피고 직원과 업무 구별, 협력업체 직원들끼리만 근무 |
| 업무 지시자 | 피고 직원 | 협력업체 직원 |
| 인사권 행사 | 피고 | 협력업체 |
| 전문성 및 기술성 | 학위 또는 자격증 없음 | 소방 관련 학과 졸업, 업무 경력 보유 |
| 협력업체의 독자성 | 인적, 물적 설비 미비 | 근로자 규모 상당, 타 사업장과도 용역계약 체결 |
3. 의의
대법원은 최근 자동차회사 제조공장의 협력업체 소속 소방업무 근로자들에 대해 원청과의 근로자 파견관계를 인정한 데 이어(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다242208 판결), 자동차회사의 연구소 사업장에서의 협력업체 소속 소방업무 근로자들 중 일부에 대해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파견법상 동일한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업무수행 방식, 구체적 지시에 따른 실질적 지휘∙감독 인정 여부 등 근로자별, 근무기간별로 근로관계의 실질이 다르다면, 그에 따라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도 달리 판단할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15010, 2017다15027(병합), 2017다15034(병합) 판결 등]을 확인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