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
 

1. 사안의 개요

A사(원고)는 국내외 여행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외국법인인 B가 2015년 원고의 지분을 100%를 인수하였고, 이후 다국적 기업인 C가 2018년 B의 지분 100%를 취득해, C가 원고의 최상위 지배기업이 되었습니다.  C의 또다른 자회사로 호텔예약업 등을 영위하는 D는 2017년 한국영업소를 설치하였는데, D의 한국영업소는 C가 A사의 최상위 지배기업이 된 이후인 2019년부터 A사의 사무실을 원고와 함께 사용하였고, 해외호텔예약 사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A사와 D의 한국영업소 직원들은 회사별 구분 없이 서로 협업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A사는 Covid-19의 영향으로 더 이상 재경팀 업무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A사의 회계 담당자로 근무해 온 P(참가인)에게 해고를 통지하였습니다. 

이에 P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상시 사용 근로자 수(3명)가 5명 미만이어서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습니다.  P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A사가 실질적으로 D 한국영업소와 통합되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운영되었으므로, D 한국영업소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상시 근로자 수 5명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았고, A사가 사실상 폐업상태라거나 P에게 부여할 업무가 없다는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P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

이에 A사(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은 재심판정이 타당하다고 보아 A사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심도 A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A사와 D 한국영업소가 사실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여부,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가 되는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를 의미한다.  법인격의 분리 여부가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 되므로 법인격이 다른 기업조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여러 개의 기업조직 사이에 단순한 기업간 협력관계나 계열회사, 모자회사 사이의 일반적인 지배종속관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의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복수의 기업조직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업무의 종류, 성질, 목적, 수행방식 및 장소가 동일한지, 업무지시와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의 결정, 해고 등 인사 및 노무관리가 기업조직별로 구분되지 않고 동일한 사업주체 내지 경영진에 의하여 통일적으로 행사되는지, 각 단위별 사업활동의 내용이 하나의 사업목적을 위하여 결합되어 인적∙물적 조직과 재무∙회계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운영되는지 등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D(한국영업소)가 비록 별개 법인격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미 인적∙물적 조직이 통합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상태로 상당한 기간 동안 운영되었기에 사실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D의 상시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5명 이상이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등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본건 해고는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원고의 사업폐지는 사업 일부 축소에 불과하여 폐업으로 인한 통상해고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도 아니라고 보아, 부당해고라고 본 원심판결을 긍정하였습니다.

 

3. 의의 

위 대법원 판결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인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법인격의 분리 여부가 우선적 기준이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정한 경우에는 별개 법인격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