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3다211345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2012. 4. 20. 설립되어 H사로부터 그 소유 택시들과 택시운송사업면허를 양수한 다음 정선군 일대에서 택시 여객 운송사업을 영위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로서 3일 근무 1일 휴무제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일정한 고정급과 함께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최저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만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을 보유하는(이하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습니다.
2007. 12. 27.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어 일반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2.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정선군 지역에도 시행되었습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직후인 2012. 7. 7. 피고와 I노동조합은 임금협정(이하 ‘2012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면서 근무형태를 3일 근무 1일 휴무제로 하고,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월 60시간으로 합의하였습니다.
원고들은 2012년 임금협정이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합의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제1심 및 원심] 제1심은 201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원심은 위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소정근로시간 합의는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대법원은 피고가 신설회사에 해당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2012년 임금협정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합의를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월 60시간(월 20일 만근기준)으로 하는 2012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2.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군 지역에도 시행된 직후인 2012. 7. 7. 체결되었음. 2012년 임금협정 당시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된 때로부터 약 4년 6개월이 지난 때로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미치는 효과에 관하여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 2012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일인 2012. 7. 1.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여 임금협정의 효력을 소급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임.
② 피고로서는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에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2012년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정한 진정한 의도는 근로조건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추단할 수 있음.
③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바, 피고가 소재한 정선군 내지 인근 지역 택시회사에 소속된 택시운전근로자의 운행실태, 피고의 고정급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2012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됨. 설령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근로시간과 근무형태의 변경이 1일 3시간이라는 소정근로시간에 부합할 만큼 충분한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음.
또한 대법원은 원심이 원고들과 피고의 의사를 보충하여 근로계약을 해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러한 보충적 해석을 시도하지 않고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것은 법률행위의 보충적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위 판결은 신설회사가 소정근로시간 합의를 하는 경우에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와 마찬가지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