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의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피고)가 수용한 토지에서 토양오염이 발견되자 전 소유자인 원고에게 정화비용 약 8억 원을 부담시킨 것의 당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선순위 정화책임자가 후순위 정화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함이 원칙이나 자기책임 및 형평의 원칙상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① 피고의 공익사업 시행으로 더 엄격한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적용되어 정화비용이 크게 증가하였고, ②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에 따른 정화의 이익은 현재 소유자인 피고에게 귀속되며, ③ 원고는 공장용지로 토지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 적용에 따른 정화책임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원고에 대한 손실보상금 산정 시에도 정화비용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특수한 사정이 있었음을 들어, 원고가 선순위 정화책임자라는 이유만으로 정화비용 전액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토양환경보전법상 복수의 정화책임자 사이의 구상관계에 관한 법리를 발전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토양환경보전법령이 정한 정화책임의 우선순위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토양정화라는 공법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인 간의 최종적 비용부담까지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부담부분 산정 시 토양오염의 원인과 기여도, 정화 이익의 귀속 주체, 공익사업 시행으로 인한 토양오염우려기준 상향 등 구체적 형평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공익사업 시행자의 개발로 인해 더 엄격한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적용되어 정화비용이 상승한 경우에는 그 증가분 중 상당부분을 사업시행자가 부담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사안에서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