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피고)를 도급인으로 하는 국도 확·포장 및 지하차도 공사의 공동수급인인 원고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업부지 확보 지연으로 약 6년간 착공이 지연된 데 대해 공사계약 일반조건의 ‘도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한 공사정지 기간의 지연배상’ 조항에 따른 지연배상금의 지급을 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해당 조항은 '공사정지', '잔여 계약금액' 등의 문언상 공사가 착공되어 일정 부분 진행된 상태를 전제로 한다는 점, 전체 조항 체계가 '착공 후 공사의 일시 정지'를 규율 대상으로 한다는 점, 수급인의 지체상금 조항이 착공지연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것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그리고 착공지연 시 수급인은 계약기간 연장 및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해당 조항은 '착공 후 공사가 정지된 경우'에만 적용되고 '착공 자체가 지연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공사계약 일반조건 상의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공사정지 시 지연배상 조항은 착공 후 공사가 정지된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공공 건설공사에서 도급인의 사업부지 확보 지연 등으로 착공이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한 현실에서, 수급인으로서는 공사정지 지연배상 조항에 의존하기보다 계약기간 연장 신청 및 계약금액 조정 등 계약상 별도의 구제수단을 적시에 활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