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본건은 이 사건 사모펀드의 판매회사인 원고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펀드판매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조정결정에 따라 투자원금 합계 약 647억 원을 투자자들에게 반환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자산운용사인 피고 1과 총수익스왑거래(TRS)의 상대방이자 계산대리인인 피고 2를 상대로 공동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임.

 

2. 본건 사실관계

피고 1은 해외 무역금융펀드인 IIG 펀드, BAF 펀드 등에 분산투자하는 이 사건 펀드를 기획·설계하여 자신 명의로 설정·운용하였고, 피고 2는 이 사건 펀드의 신탁업자와 TRS 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펀드에 최대 200% 비율의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한편, 이 사건 TRS 기본계약에 따라 이 사건 펀드의 기초자산인 IIG 펀드, BAF 펀드 등의 기준가격을 산정하여 피고 1에게 통보하는 계산대리인의 지위에 있었음.

  • 피고 2는 2018. 5.경 IIG 펀드의 사무수탁회사가 그 기초자산이 부실화되어 더 이상 기준가격을 송부하지 않고, 같은 해 11.경 IIG 펀드 운용사로부터 환매 중단 통보를 받았음.
  • 그런데 피고 2의 PBS 사업본부 임직원들은 IIG 펀드의 기초자산 부실 및 유동성 부족 문제를 은폐할 목적으로 IIG 펀드의 기준가격을 임의로 산정하여 피고 1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였음.
  • 피고 1은 이를 기초로 이 사건 펀드제안서에 IIG 펀드 등에서 정상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허위의 정보를 기재하여 원고에게 제공하였음.
  • 원고는 2019. 3.경부터 2019. 4.경까지 위와 같은 허위 정보를 바탕으로 이 사건 펀드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였음.
  • 2019. 10. 이 사건 펀드에 대한 피고 1의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함
  •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2020. 6. 30. 원고와 투자자들이 체결한 이 사건 펀드의 판매계약에 대해 투자자들의 착오에 의한 취소를 인정하고 그에 따라 투자원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명하는 조정결정을 내렸음.

원고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위 결정을 수용하여 이 사건 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합계 64,747,528,157원을 반환하고, 피고 1, 2를 상대로 공동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음.

 

3. 사안의 쟁점 및 법무법인(유) 세종의 대응

법무법인(유) 세종은 원고를 대리하여 다음과 같은 논리를 중심으로 제1심 및 항소심을 수행함.

가. 피고 2의 IIG 펀드 기준가격 조작 행위는 피고 1의 이 사건 펀드에 대한 허위 기준가격 공시행위에 가담한 공동 불법행위에 해당함

이 사건은 자력이 있는 피고 2에 대한 공동불법행위 성립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었음. 피고 2는 이 사건 TRS 기본계약에 따른 IIG 펀드 기준가 산출은 자사의 leverage 제공에 따른 담보가치 산정을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음.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은 아래와 같은 등을 근거로 피고 2의 행위가 단순한 계약상 의무 위반에 그치지 않고 피고 1의 허위 기준가 공시라는 불법행위에 가담하거나 그 실현을 용이하게 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주장·입증함.

  • 피고 2의 PBS 사업본부는 IIG 펀드의 사무수탁회사가 더 이상 IIG 펀드의 기준가격을 송부하지 않자 피고 1과의 협의를 거쳐 임의의 방식(과거 3개월 공식 수익률 평균치 등)으로 IIG 펀드 기준가를 산출하여 피고 1에 지속적으로 제공하였고
  • 피고 1이 이를 그대로 사무수탁사 시스템에 반영하여 이 사건 펀드의 공식 기준가를 허위로 산출하여 판매회사에 통지한 점

나. 피고의 현존이익 부존재/부당이득반환의무의 부존재를 이유로 한 상당인과관계 단절 주장에 대한 반박

피고 2는 “이 사건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금과 관련한 원고의 현존이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위 투자자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임의로 인정하여 해당 투자금을 반환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입은 손해는 피고의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주장하였음. 즉 판매회사가 신탁업자에게 납입한 투자금은 판매회사에게 현존이익이 존재하지 않아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없다는 논리를 통해 원고의 자발적 반환에 따른 손해와 피고 불법행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단절시키고자 하였음.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아래와 같은 점 등을 강조하여, 피고의 불법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함을 논증하였음.

  • 원고가 반환할 당시에는 판매회사의 현존이익 추정이 번복되어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없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률적 판단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
  • 원고의 반환 조치는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검토에 기초한 이 사건 조정결정을 토대로 한 것이므로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 원고의 반환 조치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투자자들의 소송 등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였던 점

 

4. 법원의 판단 및 본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가. 법원의 판단

제1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2. 14. 선고 2022가합100821 판결)

  • 피고 1, 2의 공동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되, 피고 2의 책임 비율을 원고가 입은 손해의 70%로 제한하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음.
  • 제1심은 “투자자들의 착오가 있었는지, 원고가 선의의 수익자인지, 반환할 현존이익이 존재하는지 등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요건이 법률상 완전하게 충족되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사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 1, 2의 위 불법행위와 원고가 투자자들에게 반환한 투자금 상당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함
  • 즉, 제1심은 투자자들의 착오 여부나 현존이익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와 원고가 반환한 투자금 상당 손해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음.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6. 5. 29. 선고 2025나206599 판결)

  • 항소심 역시 원고와 피고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제1심 판결을 유지하면서, “원고가 이 사건 조정결정에 기초하여 투자금을 반환한 것은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하였던 투자자들의 소송 등에 따른 원고의 손실을 피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였다”는 점을 부연하였음.

나. 본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은 먼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이 그 근거가 된 착오에 의한 취소나 부당이득 반환의 범위 등에 관한 판단과 관련하여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펀드 판매회사의 투자금 반환으로 인한 손해와 그 원인이 된 자산운용사 및 관련 증권사의 공동불법행위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이와 관련하여 항소심의 부연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원고로서는 정밀하게 법논리를 따지기에 앞서(법원은 당시 현존이익 추정이 번복되어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없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률적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고 있음) 투자자들의 클레임이나 소 제기에 따른 금전적 손실이나 평판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정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사유가 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음.

최근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련하여 판매회사를 상대로 한 투자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및 이에 따른 판매회사의 투자금 반환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이 사건과 유사한 소송이 제기되어 자산운용사·관련 증권사가 이 사건 피고들과 유사한 부당이득 부존재 관련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경향이 있음.

본 판결은 위와 같은 흐름 속에서 판매회사가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조정결정 등에 따라 투자금을 반환한 사안에서, 자산운용사·증권사의 현존이익 부존재 관련 주장을 극복할 수 있는 유효한 돌파구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상 중요한 시사점을 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