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및 쟁점
원고들은 E사의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되어 E사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입니다. 원고들은 E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E사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으므로 E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한편 E사의 취업규칙은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고 정년에 달한 연도의 말일에 퇴직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원고들 중 일부는 이 사건 소송이 계속되던 중 정년이 도래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중 하나는 소송의 진행 중에 E사의 취업규칙상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에게 근로자지위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 원심은 원고들이 E사의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으므로 E사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 대법원은 먼저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근로자파견관계의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아 이 부분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소송 계속 중 정년이 도래한 일부 원고들의 경우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직권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는 종전 법리를 적용하였을 때, E사의 취업규칙상 정년이 만 60세이고 정년에 달한 연도의 말일에 퇴직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이상, 소송 계속 중 정년이 도래한 위 원고들은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E사에 대하여 근로자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그 원고들의 현존하는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본 판결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소송 계속 중 정년 도래 등으로 근로자 지위의 회복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그 지위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소멸한다는 기존 판례 법리를 재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근로자 지위를 직·간접적으로 다투는 노동관계소송 중에는 원고의 수가 많고 여러 심급을 거치면서 장기간 진행되는 사건이 적지 않아, 소송 계속 중 개별 원고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년 도래에 따른 확인의 이익 존부는 소송의 유형과 구체적인 청구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맞는 변론과 판단이 이루어지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원고가 제기한 사건에서는 개별 원고의 정년 도래 사실이 간과될 수 있으므로, 소송 진행 과정에서 각 원고의 정년 도래 여부와 그에 따른 소의 이익 존부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정년 도과로 인하여 근로자지위확인 청구 부분에는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원청에 대한 임금차액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합니다. 따라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가 병합되어 제기된 소송에서는 이 같은 점을 유념할 필요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