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6. 9. 2. 선고 2021도11473 판결)
1. 사안 및 쟁점
택배노동조합 소속 피고인들은 쟁의행위 과정에서 택배차량을 상차 위치에 주차하고, 대체 차량의 적재 화물을 검사하거나 배송을 위한 출차를 막아 택배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택배회사의 직영 택배기사 투입이 노동조합법상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를 저지한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과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택배회사가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부담하는지 및 이를 전제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은 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된 노동조합법, 즉, 노란봉투법이 시행되기 전에 발생한 사건으로 개정 전 노동조합법이 적용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 원심은 택배회사의 직영 택배기사 투입이 노동조합법상 대체근로 금지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저지한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택배차량을 상차 위치에 주차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대법원] 대법원은 개정 전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경우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라고 보았습니다. 쟁의행위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루어지므로, 이러한 사용자가 아닌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대체근로 금지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택배회사와 피고인들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회사가 단체교섭의무나 대체근로 금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직영 택배기사 투입이 위법함을 전제로 한 정당행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였고, 상차 위치 주차행위에 관한 무죄 판단도 유지하였습니다.
3. 의의
대상판결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닌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 금지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한 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에는, 인력을 투입한 주체의 사용자 해당 여부와 대체근로 금지의무의 적용 여부를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대상판결은 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되기 전의 노동조합법을 적용한 사안입니다. 개정법이 적용되는 사안의 경우에는 원청이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는 (이 판결과 같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는지가 아니라) 하청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한편, 대법원은 택배차량을 상차 위치에 주차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따라서 대체근로 금지의무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개별 행위의 정당성은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경위 등을 고려하여 별도로 판단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