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6. 9. 16. 선고 2026가합1143 판결)
1. 사안 및 쟁점
원고는 1992년 학교법인에 사무직원으로 채용되어 같은 법인 소속 두 대학교에서 근무하다가 2024. 7. 정년퇴직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재직 중이던 1999. 4.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당시 학교법인 정관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 완료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를 임용결격 사유로 정하면서, 재직 중 이에 해당하면 당연퇴직이 된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원고가 정년퇴직 후 퇴직급여를 청구하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피고)은 위 형사판결 확정 사실을 확인하였고, 그 후 학교법인은 원고가 1999. 4. 각 대학교에서 당연퇴직이 되었다는 취지로 처분 통보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개인부담금만 환급하고 퇴직연금과 퇴직수당은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정년퇴직일인 2024. 7. 31.을 기준으로 한 퇴직수당 청구권과 퇴직연금 수급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확인하여 달라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정관상 당연퇴직 사유의 발생만으로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근로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되는지 여부입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와 학교법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정년퇴직일까지 존속하였다고 보아, 원고에게 퇴직수당 청구권과 퇴직연금 수급권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근거로 법원은 학교법인과 사무직원의 근무관계가 본질적으로 사법상 고용계약관계로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당연퇴직 사유가 사망, 정년, 계약기간 만료와 같은 근로기준법상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가 아니라면, 그에 따른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종료시킨다는 의사표시를 하여야 비로소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정관은 법인 내부의 자치규범으로서 대외적으로 강행적 효력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학교법인은 형사판결 확정 후 별도의 퇴직 처분을 하지 않았고, 원고는 정년까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습니다. 학교법인의 당연퇴직 통보와 임용취소 통보는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이미 종료된 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로써 퇴직 시기가 1999. 4.로 소급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원고의 임용 당시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은 임용결격 및 당연퇴직 사유가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었던 반면, 사립학교 사무직원은 이를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점에서 원고를 공무원이나 교원과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당연퇴직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사립학교법 규정이 2015년에야 신설되어 그 시행 후 발생한 사유부터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1999. 4.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여 퇴직수당 청구권이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주장도 배척하였습니다.
3. 의의
대상판결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당연퇴직 사유가 법상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에 따른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고, 사용자의 근로관계 종료 의사표시가 있어야 비로소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기존 법리를 학교법인 정관상 당연퇴직 조항에 적용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정관은 법인 내부의 자치규범에 불과하므로, 정관에서 정한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따라서 취업규칙이나 정관에 당연퇴직 조항을 두고 있는 사용자로서는 해당 사유가 발생한 경우 퇴직처분 등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