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6. 9. 8. 선고 2024가합10658 판결)

 

1. 사안 및 쟁점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입니다. 근로자들이 2014년 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하자, 피고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일시금과 휴가비 합계 520만 원을 지급하고 교통비를 월 8만 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노동위원회 조정안을 수락하고, 단체협약에 상여금에 대한 재직자 조건을 추가하였습니다. 선행소송 원고 중 566명은 통상임금과 관련된 일체의 사항(소급분, 미래발생분 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제출하고 소를 취하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들은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 귀성비 및 휴가비, 3조2교대수당, 야간교대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노사합의 체결 이후분의 법정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청구하였습니다. 피고는 부제소합의를 이유로 소가 부적법하다고 다투는 한편, 부제소합의가 무효라면 그 대가로 지급한 일시금 등을 반환하라는 예비적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부제소합의가 장래 발생분에 대하여도 효력이 있는지, 그리고 부제소합의가 무효인 경우 그 대가로 지급된 금원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부제소합의가 효력이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하는 한편, 피고의 예비적 반소도 인용하였습니다.

법원은 부제소합의와 임금채권에 관한 의사표시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임금채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배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고, 경제적 보상이 주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효력을 인정하면 임금채권을 보호하는 입법취지가 몰각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합의 이후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는 판결들이 선고되는 등, 합의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상황이 발생한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사건 부제소합의가 무효라고 보아, 소가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본안에서 법원은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제외한 기존 대법원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적용하여, 상여금은 연 약 500%에 이르는 금액이 매월 업적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분할 지급되고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으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귀성비 및 휴가비 역시 임금규정에 지급 근거와 금액이 정해져 매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조2교대수당과 야간교대수당은 3조2교대근무나 야간교대라는 특정 근로조건을 충족한 근로자 모두에게 정액으로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식대는 단체협약상 통상임금 산정 시에만 1일 1,100원을 반영할 뿐 실제로 지급되지 않는 가상의 금액이므로, 소정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법원은 부제소합의가 무효인 이상 그 대가로 지급된 일시금 등 520만 원은 물론, 조정안과 임단협 합의서의 내용에 비추어 부제소합의와 연계되어 지급된 교통비 증액분 역시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주: 판결문에 명시적으로 설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과거분에 대한 합의 부분도 포함하여 부제소 합의 전체가 무효라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원고들은 늦어도 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일부터 부제소합의가 무효임을 알았다고 보아, 그 다음 날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자를 붙여 반환하도록 하였습니다.

 

3. 의의

대상판결은 통상임금 분쟁을 종결하기 위하여 체결된 부제소합의라 하더라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장래의 임금채권까지 포기하는 부분은 효력이 없다고 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합의의 대가로 일시금 등 경제적 보상이 지급되었더라도 그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고, 합의 당시 전제가 된 판례 법리가 이후 변경된 사정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한편 대상판결은 부제소합의가 무효인 이상 그 대가로 지급된 일시금과 교통비 증액분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로서 반환하여야 하고, 근로자들은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일부터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통상임금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이 그 대가로 받은 금원의 반환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종전 통상임금 합의의 효력이 다투어지는 사업장에서 참고할 만한 판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