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임대업 등을 운영하는 A는 B시에 소재한 부지를 구입하여 이 부지에 약 1,000개의 컨테이너를 쌓아두고 창고업을 운영하다가 B시장으로부터 건축법상 허가 없이 건축물을 건축하였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고, 법무법인(유) 세종은 A를 대리하여 B시장을 상대로 시정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에서는 A가 쌓아 놓은 약 1,000개의 컨테이너가 건축법상 허가 대상인 건축물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단순 축조신고 대상인 가설건축물에 해당하는지가 주된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 사건 제1심에서 가설건축물과 건축물은 법률적으로 완전히 구별되는 개념이며, 토지에의 정착성을 핵심적인 기준으로 양자를 구별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이 사건 컨테이너의 경우 토지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지게차 등을 이용하여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상태에 있으므로 건축물로 볼 수 없고 가설건축물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제1심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위와 같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후 B시장은 항소심에서, 컨테이너가 가설건축물에 해당한다면 A가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를 하지 않고 이를 축조하였다는 점을 기존 시정명령의 처분사유로 추가하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컨테이너가 건축물이 아닌 가설건축물에 해당한다는 제1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B시장의 처분사유 추가를 받아들여 A가 신고하지 않고 가설건축물을 축조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은 상고심에서, 건축물과 가설건축물에 관한 건축법 규정의 입법 연혁 및 입법취지, 국회에서 논의된 건축물과 가설건축물에 대한 규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 최근 제정된 건축물관리법 등 관련 입법례 등을 제시하면서 무허가 건축물 건축행위와 미신고 가설건축물 축조행위는 기본적 사실관계에서부터 상이함을 강조하는 한편, B시장이 처분 당시와 달리 소송에서 자신의 입장을 변경하여 이 사건 컨테이너가 가설건축물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처분사유를 추가하는 것은 A의 방어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상고심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위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① 이 사건 컨테이너는 건축법상 건축물이 아닌 가설건축물에 해당하고, ② 무허가 건축행위와 미신고 가설건축물 축조행위는 위반행위의 내용, 위법상태 해소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 건축기준 및 허용가능성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며, ③ B시장이 항소심에 이르러 처분 당시와는 달리 이 사건 컨테이너가 가설건축물에 해당함을 전제로 처분사유를 추가하는 것은 A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위와 같은 처분사유 추가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이 사건 판결이 선고되기 이전까지 판례는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이란 반드시 토지에 고정되어 이동이 불가능한 공작물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물리적으로는 이동이 가능하더라도 보통 사람의 힘만으로 이동할 수 없고 이를 이동하기 위하여 상당한 동력을 가진 장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컨테이너 하우스가 건축법상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기도 하였고(대법원 1991. 6. 11. 선고 91도945 판결), 어떠한 컨테이너가 건축법상 건축물에도 해당하고 나아가 가설건축물에도 해당한다는 제1심의 판단을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그대로 유지하기도 하였습니다(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두10164 판결). 이처럼 종전의 판례들에 의하면 토지 위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의 법적 성격에 대하여 그 판단 기준이 분명하지 않았고 건축물과 가설건축물의 개념의 구별도 명확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판결은 토지에의 정착성을 핵심적인 기준으로 컨테이너의 법적 성격을 판단하고, 컨테이너가 가설건축물에 해당할 경우 건축물에는 해당하지 않음을 명시함으로써 건축법상 건축물과 가설건축물의 구별 기준을 보다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종래 판례와 학설은 행정법규를 위반한 행위가 사실적인 측면에서 동일하고 적용법조나 법적 평가만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의 요건인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판결은 행위의 객체 내지 행위 자체에 대한 적용법조만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종전 처분과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는 별개의 처분을 한 경우와 다를 바 없어(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두28106 판결), 기초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특히 처분상대방의 방어권도 침해하게 된다고 판시함으로써,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인정 여부에 관하여 처분상대방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되는지 여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그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판결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