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한 해 성적표가 나오는 12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주주총회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요? 주주행동주의가 어느 때 보다 강세인 가운데, 경영권 분쟁 시즌이 본격화되기 전 체크포인트를 짚어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주주경영권분쟁팀은 4주에 걸쳐 실무상 자주 등장하는 쟁점 위주로, 먼저 경영진에 대한 요구 단계와 관련하여 주주제안 및 임시주주총회 소집에 관한 문제를 살펴본 뒤(1호), 표대결 및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와 관련한 문제(2호)를 검토하고, 실제 주주총회장에서 위임장 심사 및 표결과정에서의 문제(3호), 의결권 부당제한시 임직원의 책임 범위 등 법적 쟁점(4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호]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 주주제안 및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2호] 주주의 표심을 잡아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와 표대결
[3호] 주주총회 당일 진행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위임장 심사 관련 쟁점
[4호] 의결권 부당제한과 임직원의 책임

 

1. 주주 의사의 직접 통로, 주주제안 제도

2023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뒤흔든 주주행동주의가 국내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격은, 대부분 주주제안에서 시작됩니다. 주주제안이란, 일반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안건 상정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으로서 주주가 회사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외적 제도입니다. 특히 상장회사의 경우 불과 1% 지분만으로 주주제안이 가능하고, 특히 2020년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 도입과 맞물려 상당히 의미 있는 공격수단이 될 수 있어 반드시 점검이 필요한 쟁점입니다.

 

2. 주주제안에 특별히 취약한 회사는 어떤 곳일까? 정관상 체크포인트

주주제안에 특별히 취약한 회사는 어떤 곳일까요?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규정을 두지 않은 회사의 경우, 복수의 이사선임 안건의 제안은 집중투표와 결합하여 이사회 진입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이사의 선임에 관한 정관 규정에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은 회사의 경우, 특히 주의를 요합니다. 대부분의 상장회사가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규정을 두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 소수주주가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정관 조항을 변경하려는 주주제안을 하는 경우, 3% 초과 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공격자, 방어자 모두 집중투표 및 주주제안에 관한 쟁점은 정관 단계에서부터 반드시 챙겨보아야 하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참고로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일 6주 전에 서면으로 하여야 하는데, 정기주주총회의 경우 전년도 정기주총일을 기준으로 마감일자를 계산하기 때문에, 미리 주주제안 기한을 체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3. 회사는 주주제안을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것일까? 변형안건 상정방안에 관하여

회사가 언제나 주주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은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거나, 부결된 안건을 3년 내 다시 제안하는 경우 등 그 수용 거부사유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당해 안건이 주주제안 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회로는 있습니다. 즉, 주주가 제안한 안건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안건을 선행안건으로 상정하여 먼저 통과시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컨대 T사의 2019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가 자신이 지명한 후보자를 감사로 추가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하였는데, 회사는 기존에 감사 1인이 있던 상태임을 이용하여, 주주가 제안한 안건의 선행안건으로 감사 정원을 1인으로 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하여 가결시킴으로써 주주제안 안건을 자동폐기시켜 방어에 성공하였습니다. 또 B사의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펀드 측에서 자신이 지명한 후보자를 분리선임되는 감사위원 겸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제안하자, B사는 사외이사만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선행안건으로 상정하여 가결시킴으로써 주주제안 안건을 자동폐기시켜 결국 방어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주가 제안한 분리선임되는 감사위원 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하여 3%를 초과하는 주식의 의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주주가 제안한 안건에 대해 표결이 이루어졌다면 행동주의펀드에게 상당히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처럼 회사가 주주가 제안한 안건의 선결사항이 되는 안건을 선행 안건으로 상정하는 ‘주주제안 변형상정’ 대응전략이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주주가 제안한 안건과 회사가 상정한 선행안건의 내용 및 관계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하자는 주주제안이 있었는데 회사가 먼저 추가 선임할 이사의 수를 정하자는 안건을 그 선행안건으로 상정하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특히 최근 하급심 법원은 같은 주주제안 변형상정안에 대하여도 안건 상정의 단계 및 주주총회 결의 효과에 관하여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리고 있으므로, 대응 방안 수립에 앞서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4. 주주제안의 사촌,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주주제안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입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은 주주가 회사에게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회사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법원 결정을 받아 주주가 직접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1%가 아닌 3% 지분율(상장회사의 경우 6개월간 1.5%)이 요구됩니다. 그렇다면 주주제안을 하였는데 거부사유에 해당하여 안건상정이 거부되었거나 주주총회에 상정되었으나 부결된 것과 동일한 내용을 의안으로 하여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하급심은 주주가 양 제도를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고, 회사로서는 주주제안 거부사유에 해당하거나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는 것을 이유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사건은 비송사건으로서 상법상 요건 구비 여부뿐만 아니라 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안건의 통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각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이 행사된 경우라면, 정기주주총회 의안으로 상정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를 기각시키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주주경영권 분쟁팀은 주주제안을 준비 또는 대비하는 단계에서의 정관 점검, 주주제안에 관한 서신 발송 또는 대응방안 수립, 의안상정 및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의 신청 및 방어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쟁점에 대하여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무법인(유) 세종 주주경영권 분쟁팀은 주주제안 변형안건 상정에 관하여 축적된 다양한 가처분 사건 승소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유효적절한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주주제안 이후에 본격화되는 의결권대리행사권유 제도에 대해 심도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논문] 헤지펀드 행동주의 제안에 대한 방어시 법적문제(1), BFL 제120호, 2023. 7 (이숙미,오새론, 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