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1일, 유럽 증권 시장 감독청(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 이하 “ESMA”)은 ‘ESG’ 또는 ‘지속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펀드 명칭 사용에 대한 최종 가이드라인(이하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13일, ESMA는 ESG 펀드명 가이드라인에 관한 실무적 이해를 돕기 위해 세 가지 핵심 Q&A를 발표했습니다. 이하에서는 이번 Q&A의 주요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녹색 채권과 PAB/CTB 제외 기준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ESG 또는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가 펀드 명칭에 포함된 경우 해당 펀드는 원칙적으로 탄소집약적 사업을 하는 등 기후나 환경에 유해한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금지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ESMA는 녹색 채권 투자 평가 시 PAB (Paris-Aligned Benchmark) 및 CTB (Climate Transition Benchmark) 적용 방식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 EU 녹색 채권 규제를 준수한 채권: 추가적인 검토 없이 해당 채권에 대한 투자가 허용됩니다.
  • 기타 녹색 채권: 발행회사가 아닌 기초 투자대상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검토하고 투자금이 환경적으로 유해한 활동에 사용되지 않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 단, UN 글로벌 콤팩트 원칙 또는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기업에는 이 접근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Q&A는 녹색 채권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펀드가 지속 가능한 전환을 지향하는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비윤리적 기업과 연계되는 것을 피하도록 돕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펀드 매니저들이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녹색 채권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의미 있는’ 투자의 기준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가 펀드 명칭에 포함된 경우 해당 펀드는 지속 가능한 투자에 ‘의미 있게(meaningfully)’ 투자해야 합니다. ESMA는 여기서 ‘의미 있는’ 투자란 펀드재산의 최소 50% 이상을 지속가능한 투자에 할당하는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 기준은 투자자들에게 펀드의 ‘지속 가능성’이 갖는 의미를 명확히 알리는 동시에, 펀드 매니저들에게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공합니다. 다만, 각국의 감독 당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이 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습니다.

종전에는 “의미 있는” 투자의 기준이 EU 회원국마다 달라질 수 있었으나 이번 Q&A에서 50%라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가이드라인 적용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지속 가능성 투자를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3. ‘논란이 되는 무기’의 정의

이번 Q&A에서는 ESG 또는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가 펀드 명칭에 포함된 펀드가 투자 제외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논란이 되는 무기’를 대인지뢰, 집속탄, 화학무기, 생물학무기로 구체적으로 열거함으로써 SFDR(지속 가능 금융 공시 규정) 및 CSRD(지속 가능성 관련 기업 보고 지침)과 일치되도록 하였습니다. 

 

4. 시사점

2024년 12월 ESMA가 발표한 펀드명 가이드라인 Q&A는 펀드 명칭에 ESG 또는 지속 가능성 관련 용어를 포함하고 있는 펀드에 대하여 해당 펀드에게 금지되는 사항 또는 해당 펀드가 준수하여야 사항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펀드 매니저들에게 지속가능한 투자활동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함과 아울러 투자자들에게 해당 펀드들이 그러한 기준에 맞추어 지속가능한 투자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신뢰를 줌으로써 향후 지속가능한 투자활동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SMA는 이번 펀드명 가이드라인 Q&A를 통하여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EU 내부에서 가이드라인의 통일적 적용을 가능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용 가능성도 제고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EU의 규제 동향을 파악하고 준수함으로써 국내 자산 운용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은 2024년 11월 21일 이후 설립된 신규 펀드에 즉시 적용되며, 기존 펀드는 2025년 5월 21일까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합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저희 뉴스레터 “ESMA, ESG 펀드명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 발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