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 특허법은 특허권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수출’을 특허법 제2조 제3호의 ‘실시’ 개념에 명시적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위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특허법상 실시의 개념에 “수출”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하급심에서는 대체적으로 특허침해 제품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특허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수출이 ‘실시’의 한 유형인 양도의 개념에 포섭되는 것으로 보아 특허침해로 의율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으나, 특허법원은 2024. 1. 18. 선고 2021나1787 판결을 통하여 특허권은 국내에서만 효력이 인정되는 속지적 권리인데 반하여 수출은 점유를 국외로 이전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양도의 개념에 수출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국내 특허를 침해하는 제품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행위 자체는 특허침해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2025년의 특허법 개정에 따라 특허침해 제품의 수출도 특허침해로 인정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특허권에 대한 보호범위가 더욱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의 유형이나 방법, 또는 태양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과연 모든 유형의 수출이 특허법상 실시 개념에 포섭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예컨대, 한국 기업 甲이 외국 A국에 소재하는 구매회사 乙과 제품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행과 관련하여 외국 B국에 소재한 자회사로 하여금 경쟁사의 한국 특허를 침해하는 제품을 제조하여 직접 乙사에게 인도하도록 하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이 사례에서는 한국 기업 甲이 A국 소재 乙사에게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계약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 해당 제품은 실제로 국내로 반입되거나 국내에서 다시 A국으로 반출됨이 없이 직접 B국에서 A국으로 인도될 뿐입니다.
이와 같은 서류상의 수출 행위도 개정 특허법상 국내 특허의 실시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긍정설 및 부정설이 모두 가능합니다. 우선, 부정설의 경우는 수출을 특허법상 실시 행위로 규정한 것은 그 취지 자체가 특허침해 물품이 국내에서 외국으로 현실적으로 반출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것에 있는데, 외국인도수출의 경우는 그러한 국내에서 외국으로의 반출 행위가 수반되지 않는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2006년부터 이미 수출을 특허발명의 실시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비록 명시적인 판례는 없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부정설이 우세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한편 긍정설의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이 수출계약의 직접적인 당사자이고 수출대금도 직접 수취한다는 점에서 이를 현실적인 수출과 달리 볼 이유가 없으며, 그러한 서류상의 수출 또한 국내 법령상 수출의 한 유형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을 유력한 근거로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법 제21조 제2항에서는 재화의 ‘수출’ 개념에 ‘중계무역 방식의 거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서 국내 사업장에서 계약과 대가 수령 등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1조에서는 ‘수출대금은 국내에서 영수(領收)하지만 국내에서 통관되지 아니한 수출물품 등을 외국으로 인도하거나 제공하는 수출’을 ‘외국인도수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대외무역관리규정 제2조 제13호에서도 외국인도수출을 위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1조와 동일하게 규정하면서 이 또한 무역관리의 대상인 수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외국으로의 물품의 물리적 반출이 수반되지 아니하는 외국인도수출의 경우도 국내 특허를 침해하는 실시 행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정설과 긍정설이 모두 가능하나, 아직은 개정 특허법의 시행 초기 단계라서 이에 관한 법원의 판단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외국인도수출의 방식으로 국내 특허의 침해 소지가 있는 제품을 수출해 온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법률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바, 향후 이 문제는 개정 특허법에 따른 ‘실시’ 내지 ‘수출’ 개념의 해석과 관련하여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