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선행매매 사건 대법원 판결(2025. 12. 11. 선고 2025도4748 판결)의 시사점-
최근 대법원은 소위 ‘슈퍼개미’로 알려진 피고인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을 제시한 후 단기간 내 매도하여 시세차익을 실현한 행위와 관련하여,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일부 유죄 판단을 확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4748 판결, 이하 “대상판결”). 이 사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사기적 부정거래행위 성립 여부를 둘러싸고 제1심과 원심의 판단이 엇갈린 사안으로, 대상판결은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이른바 ‘핀플루언서(Finfluencer)’의 이해상충 행위와 사기적 부정거래의 문제에 대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 사건의 개요 및 당사자의 주장
피고인은 주식 투자 분야에서 이른바 ‘슈퍼개미’로 알려진 인물로, 2022년 9월 기준 약 5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방송채널과 유료 회원제 주식 리딩 사이트를 운영하며 주식 시황 분석, 종목 전망, 매매 관련 의견을 제공하는 등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해 왔습니다. 또한 2021년 3월경 주식 투자 관련 저서를 출간하여 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상당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2021년 6월 15일경부터 2022년 6월 20일경까지 약 1년간, 자신이 미리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던 특정 종목들에 관하여 유튜브 방송 등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매수’ 또는 ‘매도보류’ 취지의 투자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미 매도 중이거나 곧 매도할 계획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채 시청자들의 매수를 유인하거나 매도를 억제하였다고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방송 직후 또는 단기간 내에 총 847,066주를 합계 187억 565만 4,520원에 매도하여, 총 58억 9,018만 808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하였는데, 검사는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에서 금지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 혹은 “거래 목적 또는 시세 변동 목적의 위계”에 의한 사기적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을 자본시장법 위반죄로 기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① 문제된 종목들은 부정거래기간 이전부터 장기간 보유해 온 종목들이었고, ② 방송 과정에서도 보유 사실이나 매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으며, ③ 방송 내용 역시 특정 종목의 매수를 일방적으로 권유한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 제시 또는 일반적인 투자 판단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자신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부정한 수단·기교’ 또는 ‘위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1) 1심의 판단: 고의적 악의적 스캘핑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제1심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에서 정한 사기적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1. 9. 선고 2023고합37).
제1심 법원은, 일반적으로 문제되는 스캘핑은 ‘특정 종목을 추천하기 직전에 이를 매수한 후 추천으로 인한 단기적 주가 상승을 이용하여 즉시 매도’하는 형태를 띈다는 점을 전제한 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문제된 5개 종목을 부정거래기간보다 짧게는 5개월, 길게는 2년여 전부터 분할 매수하여 장기간 보유해 왔고, 방송에서 해당 종목을 언급한 시점 역시 매수 직후가 아니라 기존 투자 판단의 연장선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방송 과정에서 보유 사실이나 매도 가능성을 언급하고, 주가 급등 국면에서는 신규 매수를 경계하거나 일부 매도를 권유하는 발언도 병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발언을 일률적으로 매수 추천 또는 매도보류 추천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각 종목의 주가 상승 역시 호재성 언론보도나 증권사 리포트 등 외부 시장 요인의 영향이 컸고, 피고인의 방송 발언과 주가 변동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2) 원심: 일부 행위는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며 일부 유죄
원심은 제1심과 달리 일부 행위에 대하여는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3. 19. 선고 2023노3732).
원심은 피고인이 장기간 보유해 온 종목을 방송에서 언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스캘핑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방송 시점의 발언 내용과 표현의 강도, 투자자에게 주는 인상, 그리고 그 직후 이루어진 매매 행위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상당히 긍정적인 투자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해당 시점에 이미 매도 중이거나 곧 매도할 예정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방송 직후 또는 단기간 내에 대량 매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한 일부 행위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추천으로 오인하게 할 위험이 있는 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 혹은 같은 조 제2항의 ‘위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원심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3억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3) 대법원: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없다고 보아 상고 기각
대법원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법리 적용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4748 판결).
3. 대상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른바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이용한 주식 추천 행위와 관련하여,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행위의 성립 요건인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 및 ‘위계’가 어떠한 기준과 정황 하에서 인정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특히 본 사안은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적용 범위를 둘러싸고 제1심과 원심의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이 원심의 유·무죄 판단을 그대로 확정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금융 콘텐츠 제공업자의 행위에 대하여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1) 이해관계 고지: 형식적 언급보다 '실질적 정보 제공'이 관건
대상판결은 추천 종목에 대한 이해관계 고지가 단순히 형식적인 언급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기존 실무에서는 과거에 종목 보유 사실을 밝힌 이력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본 판결은 발언의 구체적 시점과 맥락에서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었는지를 핵심 요소로 보았습니다. 즉, 추천 시점에 이미 단기 매도 계획이 있었음에도 이를 숨겼다면, 과거의 고지 이력과 상관없이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2) 장기 보유 여부보다 '추천과 매도의 연관성'에 주목
법원은 단순히 장기간 보유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거래 혐의를 벗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보다는 추천 시점에 형성된 매도 의사와 실제 매도 행위 사이의 시간적·내용적 연관성을 더 중시했습니다.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가치 투자'나 '장기 보유'라는 외형적 주장보다는, 추천 전후의 매도 계획 존재 여부와 실제 매매 행태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3) 금융 콘텐츠 제공에 대한 형사책임 기준 구체화
이번 판결은 유튜브나 온라인 리딩방 등 비전통적 매체를 통한 투자정보 제공에도 자본시장법 규제가 적용됨을 전제로, 그와 관련된 사기적 부정거래 성립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대법원은 방송의 실시간성이나 발언의 혼재 양상을 고려해 모든 발언을 일괄적으로 '매수 추천'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투자 판단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만큼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권유를 하고, 그 직후 반대 매매(매도)를 실행했다면 형사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유사투자자문업자와 금융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추천하는 경우, ‘자신이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천 직후에 매도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해야 하며, 단순히 과거에 보유사실을 밝혔다는 사실만으로는 면죄부가 될 수 없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세종 자본시장조사대응센터]
법무법인(유) 세종 자본시장조사대응센터는 검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출신의 베테랑 전문가들이 강력한 '원팀(One-Team)' 체제로 협력하여, 조사 초기 단계부터 최적의 맞춤형 전략을 제시합니다. 세종의 자본시장조사대응센터는 대규모 시세조종 및 미공개중요정보이용, 부정거래 사건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어 왔으며, 최근 급증하는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사건에서도 압도적인 대응 역량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