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5월 12일부터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상 화학물질 등록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 간 분쟁을 조정하는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화평법은 국내에서 제조·수입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사전에 유해성·위해성 정보를 확보하도록 하는 대표적인 사전예방적 규제 체계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 동일 물질에 대한 시험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비용분담, 자료 사용료 등을 둘러싼 기업 간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번 조정제도가 도입되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이러한 분쟁으로 인해 등록 절차가 지연되는 문제가 상당히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금번 뉴스레터에서는 화평법의 개요와 함께 실무상 주요 분쟁 포인트 및 이슈, 그리고 새롭게 도입된 조정 절차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개요
화평법은 화학물질의 제조·수입 전 유해성과 위해성을 사전에 확인·관리하여 국민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EU REACH와 유사한 “No Data, No Market” 원칙을 기반으로 하며, 기업은 화학물질의 안전성 정보를 확보·등록해야만 시장 유통이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 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하는 기업은 해당 물질의 유해성·위해성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여 등록하여야 합니다. 기존화학물질 또는 신규화학물질을 연간 1톤 이상 제조·수입하는 경우 등록의무가 발생합니다(화평법 제10조 제1항).
동일 물질을 취급하는 기업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시험자료를 공동으로 확보·활용하는 방식으로 등록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들은 대표자 선정, 시험자료 생산 또는 구매, 비용분담 협의 등을 거쳐 등록신청자료를 제출하며, 이후 국립환경과학원의 유해성 심사 및 위해성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특히 화평법은 동일 화학물질에 대한 반복 시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등록자료 공동활용 제도(화평법 제16조)를 운영하고 있어, 등록 예정자는 기존 등록자가 제출한 물리·화학적 특성 및 유해성 자료를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개발용 또는 전량 수출용 화학물질 등 위해 우려가 낮은 경우에는 일정 요건 충족 시 등록 또는 신고 의무를 면제하는 제도(화평법 제11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주요 분쟁 포인트 및 이슈
화평법 실무에서는 시험자료 확보 및 비용분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동등록 과정에서는 시험자료 생산비용 배분 방식이나 후발 등록기업의 자료 사용료 수준 등을 둘러싸고 기업 간 이견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대표등록자가 자료 접근권을 사실상 통제하는 구조에서는 비용 산정의 투명성 및 자료 제공 범위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됩니다. 협의가 장기화될 경우 등록 지연으로 이어져 생산·수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 및 기술정보 유출 우려 역시 중요한 이슈로 제기됩니다. 화평법은 공급망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의 유해성·위해성 정보를 공유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핵심 기술정보나 거래정보의 외부 노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아울러 등록 절차 수행에 필요한 비용과 전문인력 부담이 상당하여 기업 규모에 따라 대응 역량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실무상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3. 분쟁 조정 절차의 도입으로 인한 기대 효과
정부는 기업 간 비용분담 갈등 등으로 화학물질 등록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 조정 창구로서 ‘분쟁 조정 절차’를 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은 화학물질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해 조정 신청이 가능하며, 정부는 유사 사례와 당사자의 의견, 법률상의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조정안을 권고하게 됩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조정이 결렬될 경우 후발 등록기업이 ‘자료 제출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제출 유예가 승인되면 우선 화학물질 등록 절차를 진행한 이후 사후 협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비용분담 갈등이 곧바로 등록 지연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기업들이 비용 협의와는 별개로 제품을 먼저 유통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 안전장치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4. 시사점
이번 화평법상 분쟁 조정 제도 도입은 단순한 절차 개선을 넘어, 국내 화학물질 등록 체계가 보다 실무 중심적으로 정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간 화평법은 높은 시험자료 확보 비용과 협의체 운영 부담으로 인해 규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특히 자료 독점 및 비용분담 갈등은 후발 등록기업의 시장 진입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인 조정 절차를 마련함에 따라 향후 등록 지연 리스크는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비용산정의 적정성, 자료 접근권, 공급망 내 정보관리 등은 여전히 각 기업의 상황에 따라 복잡한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정 절차에서 기업이 투입한 비용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원치 않는 수준의 낮은 단가로 조정안이 마련될 리스크가 있으며, 조정 단계에서 제시하는 비용산정의 근거가 향후 행정심판이나 민사 분쟁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등록 대상 물질 및 취급량을 사전에 점검하고, 자료관리·계약 구조·비용분담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담당 변호사에게 연락하여 주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기후환경팀은 화평법·화관법·환경규제 대응, 화학물질 등록 전략 수립, 시험자료 비용분담 분쟁 및 소송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의 시장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