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국회 정무위원회는 2026. 5. 14.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등 거래에 적용되는 가액의 산정 기준을 개편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종래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영업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분할/분할합병(이하 “합병 등”) 시 그 가액을 원칙적으로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하고 있던 것을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된 공정한 가액으로 산정하도록 변경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개정안 제165조의4 제1항).

개정안은 이와 더불어 이사회의 의견서 작성·공시(같은 조 제2항), 외부평가기관의 평가 및 공시(같은 조 제3항),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의한 외부평가기관 선정(같은 조 제4항),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그 특수관계인과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 공시(같은 조 제6항)를 법률에 명시하였습니다. 나아가 주권상장법인의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매수가격도 위 공정가액 방식으로 정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개정안 제165조의5 제3항 단서).

다만 개정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및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후속 입법절차와 하위법령 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함께 실무상 유의사항을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2. 개정 배경 : 주식가격 기준 합병가액 산정방식에 관한 문제의식

현행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과 같이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등의 거래 시 또는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가액을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배주주가 자신에게 유리한 시점을 취사선택함으로써 일반주주의 이익과 상충되는 방향으로 합병가액이나 매수가격이 산정되도록 할 유인이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대법원도 지배주주가 사실상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합병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러한 사정만으로도 주가가 공정한 가치보다 높거나 낮게 형성될 여지가 있다는 취지를 설시하기도 했습니다(대법원 2022. 4. 14.자 2016마5394, 2016마5395, 2016마5396 결정).

2024. 11. 26.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은 주권상장법인이 비계열회사와 합병하는 경우 주식가격을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하는 대신 외부평가를 거쳐 공정가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이에 대해 이사회가 의견서를 작성·공시하도록 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였으나, 계열회사와 합병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주식가격을 기준으로 가액을 산정하도록 하는 규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의 거래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열회사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공정가액에 따라 가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이를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상장회사 합병 등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주요 개정 내용

가. 합병 등의 가액에 관한 공정가액 원칙 도입(개정안 제165조의4 제1항, 제7항)

개정안은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그 가액은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된 공정한 가액으로 결정하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65조의4 제1항).

위 규정은 계열회사와 합병 등을 하는 경우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개정안에 새로 도입된 규정 중 ‘계열회사 간 합병 등’으로 적용을 한정한 것은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의한 외부평가기관의 선정(제4항)과 특수관계인과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 공시(제6항)뿐이고, 나머지 규정은 비계열회사와 합병 등을 하는 경우에도 모두 적용됩니다.

나. 이사회 의견서의 작성 및 공시(개정안 제165조의4 제2항)

개정안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의 이사회는 합병 등을 결의하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합병 등의 목적 및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하여 공시하여야 합니다(안 제165조의4 제2항).

현재는 자본시장법이 아닌 시행령 제176조의5 제6항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2-9조에서 합병의 목적 및 기대효과, 합병가액의 적정성, 합병비율 등 거래조건의 적정성 등에 관한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이를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그 규범적 효력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 외부평가기관의 평가 및 공시 강화(개정안 제165조의4 제3항)

현행 자본시장법은 일정한 합병 등에 대하여 외부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제165조의4 제2항), 개정안은 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공시”까지 하도록 함으로써(안 제165조의4 제3항)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라. 계열회사 간 합병 등에 관한 추가 규율(개정안 제165조의4 제4, 6항)

개정안은 계열회사 관계에 있는 주권상장법인 간 또는 주권상장법인과 주권비상장법인 간의 합병 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추가하였습니다.

첫째,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현행 시행령에서 외부평가기관의 선정에 대하여 감사의 동의 또는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제 176조의5 제10항), 개정안에서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직접 선정하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65조의4 제4항). 이는 선정 주체를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로 변경하고 또 이를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계열회사 간 합병 등에 대한 외부평가의 독립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을 하는 주권상장법인은 해당 거래와 관련한 그 특수관계인과 합병 등의 상대 법인 사이의 이해관계를 공시하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65조의4 제6항).

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가격 산정 방식 개편(개정안 제165조의5 제3항 단서)

현행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에서는 주권상장법인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매수가격은 원칙적으로 주주와 회사가 협의하여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1

개정안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이사회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와 방법 등의 기준에 따라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수가격을 산정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안 제165조의5 제3항 단서). 이는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합병 등을 통하여 소액주주가 헐값에 축출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 주주가 그와 같이 산정된 매수가격에 반대하는 경우 법원에 매수가격의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은 유지됩니다.

바. 금융위원회의 조치 근거 신설 (개정안 제165조의18)

개정안은 주권상장법인이 개정안 제165조의 4에 따른 이사회 의견서 작성 및 공시, 외부평가기관 선정, 이해관계 공시, 매수가격 산정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 금융위원회는 그 이유를 제시한 후 그 사실을 공고하고 정정을 명할 수 있으며, 필요한 때에는 임원의 해임 권고, 일정 기간 증권의 발행 제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개정안 제165조의18).

사. 입법 과정에서 제외된 쟁점

이번 위원회 대안의 검토 과정에서 아래 두 가지 쟁점은 최종적으로 제외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재차 입법이 추진되거나 시행령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향후 입법 동향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합병 등의 가액이 불공정하게 결정되어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해당 법인과 이사·감사 등이 연대하여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고의 또는 과실 없음에 대한 증명책임도 부담시키는 내용

(2) 종전 이강일 의원안(의안번호 2210863)에 규정된 공정가액이 순자산가치에 미달하면 순자산가치를 공정가액으로 보는 내용

 

4. 시행 시기 및 적용례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개정안 부칙 제1조).

합병 등에 관한 제165조의4의 개정규정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가격 산정에 관한 제165조의5 제3항의 개정규정은, 법 시행 이후 제165조의4 제1항에 따른 합병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개정안 부칙 제2조, 제3조). 따라서 현재 합병 등 구조개편 거래를 검토하고 있는 회사는 예상되는 이사회 결의 시점을 기준으로 개정안의 적용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맺음말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향후에도 그러한 흐름 하에서 새로운 입법이나 법개정이 시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공정가액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절차와 공시 내용은 향후 대통령령에서 정해질 예정이고, 이번 대안에서 제외된 불공정한 합병 등의 가액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도 향후 재론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후속입법과 하위법령의 개정 동향을 계속하여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기업지배구조전략센터'는 상장회사의 합병 등 구조개편 거래와 관련하여 공정가액 산정 체계 설계, 이사회 의견서 및 외부평가 절차 정비, 계열회사 간 합병의 공시 대응, 주식매수청구권 대응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축적된 실무 경험과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합병 등 구조개편 거래를 준비하시는 기업은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구체적으로 합병 등의 이사회 결의일 전일부터 과거 2개월간 가중평균종가, 과거 1개월간 가중평균종가 및 과거 1주간 가중평균종가를 산술평균한 가격을 매수가격으로 정함(자본시장법 제165조의5 제3항 단서, 시행령 제176조의7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