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6. 8. 12. 도소매 및 서비스 업종 가맹본부들이 개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법률 제19912호, 2024. 1. 2. 일부 개정)에 따라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의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기재하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공정위는 2025년 이후 필수품목 지정과 관련하여 13곳의 가맹본부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제재하는 등 필수품목 지정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 분쟁 가능성이 높고, 그 공급가격 여하에 따라 가맹본부의 부당한 차액가맹금 수취와도 관련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이 어떤 경우에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문제될 수 있는지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통해 살펴보고 기업이 유의해야 할 실무적 시사점에 대해 짚어봅니다.
1.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
필수품목이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자신 또는 자신이 지정한 사업자로부터 구입하도록 하는 품목을 의미합니다. 많은 가맹본부들이 브랜드 통일성과 품질 유지를 위해 필수품목을 지정하여 가맹점사업자로 하여금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자로부터 이를 구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경우에는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 위반(거래상대방의 구속)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으로 가맹사업법상 필수품목으로 지정된 품목이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지 않거나, 상표권 보호 및 상품∙용역의 동일성 유지에 필요하지 않거나 또는 정보공개서를 통해 그 세부내역 및 거래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리고 이를 가맹계약서에 포함하지 않은 경우, 그러한 필수품목 지정은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에 대한 판단기준
가. 정보공개서 및 가맹계약서 기재
가맹본부는 미리 정보공개서를 통해 필수품목의 세부내역 및 그 거래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가맹점사업자에게 알리고 이를 가맹계약서에 포함하여야 합니다. 나아가 개정 가맹사업법에 따라 필수품목의 종류 및 공급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사항을 가맹계약서에 기재하여야 합니다. 개정 가맹사업법에 따른 의무는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 이후 신규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계약뿐만 아니라 법 시행 전에 체결되어 존속 중인 계약에도 적용됩니다.
나. 상표권 보호 및 상품∙용역의 동일성 유지에 필요
나아가 필수품목은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지 않는 경우 가맹본부의 상표권을 보호하고 상품 또는 용역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서울고등법원 2026. 6. 24. 선고 2025누6462 판결)은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상품의 동일성 유지와 무관한 품목에 대하여 특정 거래처와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가맹사업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도넛∙커피 전문점인 ‘A브랜드’의 가맹본부인 B사는 정보공개서 등을 근거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도넛, 핫샌드위치, 커피, 음료 등의 주요 상품과 함께 냉작업대, 싱크대 등 주방설비, 도넛 진열장 등 홀 설비, 집기류 및 소모품 등 총 38개 품목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해당 품목을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38개 필수품목이 A브랜드 제품의 맛∙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가맹본부로부터만 공급받는 것이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되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점사업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였으므로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B사는 공정위의 판단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의 판단이 적법하다고 보아 B사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위 사건에서 B사는 브랜드의 통일성과 도넛 품질 및 위생 유지를 위해 해당 품목들의 규격과 품질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주방 설비는 원재료의 단순 보관 등을 위한 작업 공간이고, 홀 설비는 완제품의 보관·진열용, 소모품은 도넛 보관·진열의 부수 용도에 그치는 물품이어서 해당 품목들이 도넛, 핫샌드위치, 커피 등 중심 상품의 맛과 품질에 직접적이고 본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가맹점사업자들에게 객관적인 사양이나 기준을 제시한 뒤 직접 구매·설치하도록 하고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도 매장과 상품의 통일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행위는 가맹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처럼 법원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으로 지정한 품목들이 가맹사업 운영에 필수적인지, 브랜드 동일성이나 품질 유지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지, 대체적인 관리수단으로 충분한지 여부를 품목별로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공개서나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들이 지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가맹사업 경영에 필수적이고 상표권 보호 및 상품용역의 동일성 유지에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품목이 있는 경우에는 그 품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맹사업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3. 실무상 점검사항
먼저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에 관한 의무 기재사항이 모두 기재되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 이후 신규로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 이외에 기존에 체결되어 존속 중인 계약에 대하여도 변경계약 등의 방식을 통해 필수품목의 종류 및 공급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사항이 구체적이고 적정하게 반영되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필수품목 지정의 적법성은 해당 품목이 정보공개서나 가맹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품목을 반드시 지정된 거래처에서 구매하도록 할 실질적 필요성이 인정되는지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되므로, 가맹본부는 정보공개서 및 가맹계약서에 기재된 필수품목이 가맹사업 운영에 필수적인지, 브랜드 동일성이나 품질 유지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고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심 상품의 맛이나 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약한 설비·집기·소모품에 대해서는 관련 사양 기준 제시나 사후 점검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필수품목 지정과 관련하여 2025년 이후 13곳의 가맹본부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제재하고, 업종별로 필수품목의 가맹계약서 기재 의무 이행실태를 점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필수품목 관련 거래조건을 가맹점사업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가맹점사업자와 협의해야 하는 등 관련 법 제도가 가맹점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가맹점사업자의 권익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가맹사업법과 관련 지침 등을 확인하면서 지속적으로 법 위반 리스크를 점검하고, 이러한 규제 동향의 변화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가맹점주 권익 강화 종합 대책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에 관한 종전 뉴스레터 참조).
위 내용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경우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더욱 상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