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2다208755 판결)
1. 사안 및 쟁점
A기관은 근로자를 국제기구에 파견기관 비용 부담 전문가(Cost Free Expert)로 약 3년간 파견하고, 관련 예산으로 304,000유로(이하 ‘이 사건 기여금’)을 국제기구에 지급하였습니다. A기관 내규에는 ‘파견전문가가 파견기간의 2배에 해당하는 의무복무를 A기관에서 이행하지 않을 경우, A기관이 국제기구에 지불한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 A기관과 근로자는 위 규정과 같은 내용의 반환약정을 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반환약정’). 그런데 근로자는 파견기간이 종료된 직후 사직 의사표시를 하였고, 이에 A기관은 이 사건 반환약정에 기하여 근로자에게 이 사건 기여금의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이 사건 반환약정이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예정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은, (i) 근로자가 국제기구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역량과 지식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연수나 교육훈련으로 보기 어렵고, (ii) 근로자는 파견기간 동안 A기관에 월별·분기별로 업무내용을 보고하고 수시로 자료를 제출하였으므로, A기관이 근로자를 파견한 것은 A기관의 목적 사업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고 근로자는 A기관의 관리 아래 근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으며, (iii) 근로자는 국제기구로부터 보수와 체제비 등을 지급받았으나, A기관이 국제기구에 이 사건 기여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자의 보수와 체제비 등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반환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역시 ”해외 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이 사용자의 업무상 명령 내지 필요에 따라 근로장소를 변경하여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거나 그에 준하는 경우 의무근로기간 위반을 사유로 임금 외 지급된 금품 및 비용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으로 무효”라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에 따라, 이 사건 반환약정을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가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부당하게 근로를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취지입니다.
위 판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위탁교육훈련 과정에서 임금과 비용을 지급 내지 부담하면서 일정한 의무근로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기로 약정한 경우, ① 비용 반환 약정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나, ② 임금 반환 약정 부분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 실질적으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해외 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이, 연수나 위탁교육훈련이 아니라 사용자의 업무상 명령 내지 필요에 따른 근로 제공이나 그에 준하는 것인 경우, 그러한 해외근무기간 동안 임금 이외에 지급된 금품, 비용도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업무수행에 있어 필수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므로, 의무근로기간 위반을 사유로 지급된 금품, 비용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 역시 무효’라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