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305 판결)

 

1. 사안 및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필러 등을 제조하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업체인 A사(피해회사)에서 생산팀 담당자 및 총괄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다른 화장품∙의료기기 연구개발·제조업체인 B사의 대표이사가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A사에 재직 중이던 2017년~2018년경 A사의 자산인 ① (재료명 생략)의 시험성적서(이하 ‘①번 자료’), ② (제품명 생략)에 대한 '생체 내 Dextran 분해 확인을 위한 동물이식 실험' 결과보고서(이하 ‘②번 자료’), ③ (재료명 생략)에 관한 Ordersheet(이하 ‘③번 자료’, ①~③을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자료’)를 반출하고, 이어 2019년 1월경 A사를 퇴사함과 동시에 자신이 설립한 B사로 하여금 이를 활용하여 A사 제품과 동일한 원료의 필러를 생산하고, 특허를 출원하도록 하여 업무상 배임죄로 기소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제1심 및 원심]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한 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8도4794 판결 등).  

제1심 및 원심은 이 사건 각 자료들이 A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고, 피고인이 A사를 퇴사하면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한 채 반출한 이상 이는 임무 위배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보아,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반출한 자료에 기재된 정보는 보유자인 A사를 통하지 않고서도 통상 입수할 수 있고, A사가 이 사건 각 자료의 정보를 사용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A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주요 판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①번 자료에 기재된 이 사건 제품에 대한 시험 결과와 ②번 자료에 기재된 연구내용은 피고인의 반출행위 시를 기준으로 A사를 통하지 않고서도 통상 입수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된 정보라고 볼 수 있다.  ③번 자료에 기재된 견적 정보는 이 사건 제품 가격의 2017. 4. 23. 기준 견적(유효기간 2개월)으로, 당시 이 사건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이라면 통상 입수할 수 있다고 보인다.  A사가 공개된 ①번, ②번 자료의 정보와 이미 견적 유효기간이 지난 ③번 자료의 정보를 사용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2) ①번, ③번 자료에 기재된 정보는 이 사건 제품 자체에 관한 것으로 A사가 제작하는 필러와는 관련이 없고, ②번 자료에는 A사의 필러[(제품명 생략)] 재료로 어느 특정한 제품이 사용되는지 나타나 있지 않다.  이 사건 각 자료를 종합하더라도 가교 덱스트란 등을 주성분으로 필러를 제조하는 A사가 다양한 가교 덱스트란 화합물 제품 중 하나인 이 사건 제품을 구매하였다는 사실을 넘어 이 사건 제품을 A사 필러의 주된 원재료로 사용한다는 정보까지 도출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이 사건 제품을 인체에 주입하는 필러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실험·검사나 가공공정 등을 거쳐야 하고 A사가 이를 위해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자료는 A사의 위와 같은 실험·검사나 가공공정 등에 관한 자료가 아니고, A사 필러의 구체적인 제조방법 등에 관한 자료도 아니다. 

 

3. 의의

위 판결은 회사의 직원이 소속 회사에서 자료를 반출한 경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그 자료가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해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재확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