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3다297141 판결)
1. 사안 및 쟁점
피고는 건설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고용되어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입니다. 원고는 그라인더로 합판을 자르던 중 그라인더 날이 손목에 튀어 좌측 전완부에 심부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사고’). 피고는 원고에게 면장갑 외에는 보호장구를 지급하지 않는 등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동시에 원고의 부주의도 사고 원인이 되었습니다. 피고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였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장해급여로 약 5,400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로자(원고)는 위 장해급여가 사고로 근로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일실수입)를 보전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의 산업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피고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쟁점] 손해배상 청구 시, 손해의 발생에 손해를 입은 자의 과실이 개입되었다면 공평의 관점에서 과실비율에 따른 상계(과실상계)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미 손해에 대해 보전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뺀 나머지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사고의 경우 근로자의 과실(원심 판단 30%)이 존재하였고, 근로자는 이미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를 지급받았으므로,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액 산정 시 ① 근로자의 과실상계와 (2)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보험급여 공제 중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해야 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원심] 원심은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다음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후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제3자가 아니라 산재보험 가입자인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보험급여가 지급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할 수 없다”면서, 손해배상액에서 먼저 근로자의 과실상계를 한 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보험급여를 공제하는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적용하고, 이에 따르면 남는 손해배상액이 없다고 보아 근로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 대법원은 제3자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공동불법행위가 원인이 되었고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개입되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재해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공단이 재해근로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것이므로,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대법원은 “제3자의 개입 없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입었고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도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점은 다르지 않다”고 보아, 이 경우에도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3. 의의
대법원은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판결을 통해 근로자가 제3자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해 재해를 입어 사업주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보험급여를 먼저 공제하고 그 다음 근로자의 과실상계를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는데, 공동불법행위가 아닌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 단독의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이러한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이 동일하게 적용됨을 확인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