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 2025. 6. 12. 선고 2024누12861 판결)
 

1. 사안 및 쟁점

참가인은 여객자동차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근로자입니다. 원고는 2022년 시내버스 운행 중 인도에서 차도를 가로질러 횡단하던 보행자를 충격하였고, 이로 인해 보행자가 사망하고 차내 승객 2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사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하 ‘교특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주의의무 위반 내지 사고의 예견 및 회피가능성에 대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고의 또는 부주의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자 또는 형사상 소추를 받은 경우(20만원 이상)’을 징계해고 사유로 정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형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을 이유로, 참가인의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제1심] 제1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형사절차에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위 형사판결과 달리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징계해고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참가인의 해고는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항소심] 그러나 대전고등법원은 (i) “민사 또는 행정상의 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의 대상이 된 행위로 기소된 관련 형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는 기존 대법원 법리(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를 다시 한번 설시하면서, (ii) 이를 기초로 “관련 형사판결과 무관하게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45조 제17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인 '부주의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한 자'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대한 원고의 과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iii) 징계양정도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3. 의의

위 판결은 민사 또는 행정상의 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대상이 된 행위로 기소된 관련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정당한 징계사유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