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4428 판결)
1. 사안 및 쟁점
2021. 6. 9.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현장에서 건물 해체공사를 진행하던 중 건물이 성토체 침하에 따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 쪽으로 붕괴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버스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되어 승객 17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고와 관련하여 해체공사 감리인(피고인 1), 도급인(피고인 6) 및 도급인 측 현장소장, 안전부장, 공무부장(피고인 3, 4, 5), 수급인 측 현장대리인 및 공사책임자(피고인 2, 8), 하수급인 측 대표자로서 실제 해체작업을 실시한 자(피고인 7)가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i)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에 따른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에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를 규정한 같은 법 제38조, 제39조가 적용되는지 여부, (ii) 도급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에 따라 부과된 안전·보건조치의무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주의의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원심] 원심은 이 사건 건물 붕괴사고가 피고인 7이 해체작업을 하면서 건물 내부에 성토체 등을 밀어 넣어 과도한 하중이 발생하고, 그 결과 건물 바닥 슬라브의 보가 순차적으로 붕괴되면서 발생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심은 수급인 측 피고인들(피고인 2, 7, 8)은 해체공사 작업계획서와 달리 임의로 해체작업을 진행하는 등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도급인 측 피고인들(피고인 3, 4, 5) 또한 수급인의 임의적 해체작업에 대해 관리·감독 조치를 취하지 않고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는 등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은 수급인 측 피고인들뿐 아니라 도급인 측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대법원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 2020. 1. 16. 시행)의 취지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해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도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어 대법원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보건조치를 정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는 원칙적으로 제63조 본문에 따른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에 관하여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다만 제63조 단서에 따라 도급인의 책임 영역에 속하지 않는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도급인에게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에 따라 부과된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주의의무를 구성할 수 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등 참조)”는 점도 명확히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수급인 측 피고인들뿐 아니라 도급인 측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3. 의의
위 판결은 도급인이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라 부담하는 안전·보건조치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의무가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주의의무를 구성할 수 있음을 재확인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