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 7. 17. 선고 2024구합69623 판결)
 

1. 사안 및 쟁점

원고는 시내버스 운송 회사이고,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남성 버스 기사였습니다. 참가인은 2019년~2022년까지 동료 여성 버스기사인 피해자에게 선물을 주고, 반복적으로 전화 및 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 피해자가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하여 승객이 모두 내릴 때까지 머무르다가 “기다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일방적인 스토킹 행위를 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이에 대해 명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히고 불편함을 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는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참고로 참가인은 피해자보다 나이가 3살 많고 입사 경력이 2년 정도 앞선 선배 기사였습니다.

원고 회사는 이러한 행위를 이유로 참가인을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 하였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 회사가 징계결정통보서에 위반 취업규칙 규정으로 ‘① 직장 내 성희롱, ② 직장 내 괴롭힘, ③ 회사(상사)의 정당한 지시 불응, ④ 직원에게 폭행, 협박 등으로 직장규율을 해친 행위’에 관한 조항을 명시한 것을 근거로, 원고 회사가 참가인의 행위가 위 4개의 취업규칙 위반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전제한 다음, 그 중 직장 내 성희롱의 징계사유만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그것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는 법리를 확인하면서, 비록 [i] 징계결정통보서에 ‘회사(상사)의 정당한 지시 불응’, ‘직원에게 폭행, 협박 등으로 직장규율을 해친 행위’를 지칭하는 취업규칙 제55조 제10호 및 제33호의 규정들과 그와 관련된 참가인의 행동들이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참가인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인 점, [ii] 위 징계결정 통보서의 ‘심의결과’ 부분에 ‘직장 내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며 그 비위의 도와 고의성 등을 고려할 때 징계해고 처분이 합당하다’는 내용이 기재된 것을 보더라도, ‘이 사건 징계사유의 실질은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재심판정이 ‘③ 회사(상사)의 정당한 지시 불응, ④ 직원에게 폭행, 협박 등으로 직장규율을 해친 행위’가 별개로 구분되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서울행정법원은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은 물론 괴롭힘에도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요건인 ‘관계의 우위성’은 직급의 고하 등을 떠나 사실상의 우위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대법원 2024. 11. 28.자 2024다284852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된 대전고등법원 2024. 8. 22. 선고 2023나15101 판결 참조)을 확인하였습니다.

아울러 서울행정법원은 피해자의 거절과 경고가 수차례 명시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참가인이 유사한 행위를 반복하여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원고 회사 간부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하고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해자가 비위행위를 공론화하자 오히려 피해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게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재심판정을 취소하였습니다.

 

3. 의의

위 판결은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징계위원회가 징계사유로 삼은 비위행위의 실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함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명시적 거절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일방적 애정표현은 ‘직장 내 성희롱’은 물론 관계의 우위성에 기초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였습니다.